재판부, 국선변호인 태도 지적..."방어권도 최대한 보장해야"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서울 관악구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윤종(30) 씨가 첫 재판에서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2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갈색 수의를 입고 등장한 최씨는 수갑을 찬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최씨는 재판 내내 삐딱하게 앉아서 방청석을 둘러보고 몸을 흔드는 등 산만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국선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취지라고 밝힌 반면 최씨는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한 후 살인에 이르게 한 피의자 최윤종(30)이 25일 오전 강간등살인 혐의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며 질문을 듣고 있다.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던 피의자 최윤종이 전날 살해 의사가 있었다는 취지로 사실상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지며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최윤종은 2015년 2월 4일 이등병의 신분으로 훈련중 소총을 들고 탈영했다가 두 시간 만에 붙잡혔던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2023.08.25 yym58@newspim.com |
재판부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최씨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피해자가 너무 강하게 저항해서 저는 기절만 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말인가"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최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이 엇갈리자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피고인을 접견한 것이 맞느냐"고 확인했다. 변호인은 "구속영장 청구단계에 접견을 했었고 그 때 혐의를 모두 인정했기 때문에 이후에는 따로 접견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인이 증거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도 하지 않은 채 검찰 측 증거신청목록만 보고 증거를 동의한다고 하자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법정 최고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이 사건의 중요성·엄중함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방어권도 최대한 보장될 필요가 있다"며 증거의견을 차회기일에 다시 듣겠다면서 속행을 결정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1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봉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장)은 지난 12일 최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11시32분께 관악구 한 산속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너클을 낀 상태로 30대 여성 A씨의 뒤통수 등을 수회 때리고, 쓰러진 A씨의 몸 위로 올라타 체중을 실은 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성폭행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A씨는 사건 발생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 사망했다.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 4월 성폭행 범행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철제 너클을 구입하고, CCTV가 없는 범행 장소를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등 범행을 다짐하는 메모를 작성하고 최근 발생한 살인 관련 기사를 다수 열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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