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바오넝(寶能)자동차가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섰다. 연내 수 만 대의 자동차 생산을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근로자 임금 체불 등 논란도 이어지고 있어 바오넝자동차의 회생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2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한 구인구직 전문 사이트에는 바오넝의 신규 채용 게시물이 대거 올라왔다. 모두 바오넝자동차 부문의 채용 공고로, 생산 공장 등이 있는 시안(西安)과 선전(深圳) 사업부에서 제품관리와 전략기획 등에 각각 1만 명 이상 채용에 월 급여는 1만 5000~5만 위안(약 274만~913만원)으로 제시됐다.
다만 업계 평균 수준을 웃도는 임금을 제시했음에도 구직자들의 관심은 미미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임금 체불로 논란이 빚어진 데다가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구직자들의 채용 응시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오넝자동차의 임금 체불 논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자금난에 부딪힌 회사가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늘었다.
매체는 2021년 하반기 사직한 전 직원을 인용, 올해 4월 초까지 5600여 명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총 체불액이 1억 3000만 위안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매체에 "바오넝자동차의 체불액이 1억 3000만 위안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심지어는 자동차 제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관심을 얻기 위한 '미끼'를 던진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바오넝자동차는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인 바오넝그룹의 자회사다.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시장이 커지자 바오넝그룹은 2017년 바오넝자동차를 설립했다. 이후 치루이(奇瑞·체리)자동차 계열사였던 관즈(觀致·Qoros)자동차를 인수하고, 창안(長安)자동차와 푸조시트로엥의 광둥성 선전 공장도 사들이는 등 투자를 확대했다.
야오전화(姚振華) 바오넝그룹 회장은 당시 "관즈자동차 신제품 개발에 500억 위안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2022년까지 신형 자동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바오넝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은 관즈자동차는 '황금기'를 맞는 듯 했다. 2018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0% 급증하면서다.
다만 호시절은 길지 못했다. 관즈자동차의 2019~2021년 3년간 판매량이 각각 2만 2700대, 1만 3100대, 5200대로 급감했고, 바오(BAO)와 유바오리(悠寶利) 등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지금까지 양산은 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11월 성대한 착공식을 연 뒤 2021년 6월부터 양산을 예고했던 시안 공장은 현재 가동 중단 상태로 전해졌고, 바오넝자동차 자회사인 쿤산(昆山) 쥐창(聚創) 신에너지 과학기술유한회사는 이달 8일 현지 지방법원의 '파산' 결정을 받았다.
창장상바오(長江商報) 자료에 따르면 바오넝그룹이 자동차 업계에 진출한 지 5년 여 동안 530억 위안에 달한다. 야오 회장은 자동차를 그룹의 최고 핵심 산업으로 꼽았지만 그의 '자동차 제조 꿈' 실현은 불투명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