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브랜드', 포스코이앤씨 '파크원 시공실적' 장점
여의도 1호 재건축 상징성...향후 추가 수주에도 영향
조합원 분담금, 설계, 공사비 등 세부조건에서 판가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여의도 재건축 1호 한양아파트의 수주 경쟁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2파전으로 압축되면서 시공권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여의도 초고층빌딩 시공 실적 등 각각 장점을 갖춰 백중세란 관측이 나온다. 양사 모두 재건축 공사 수주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배수의 진을 치고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결국 조합원 분담금, 설계, 자금대여 등 세부적인 조건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 "여의도 1호 재건축 잡아라" 현대건설 vs 포스코이앤씨 2파전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최종 승자가 누가될지 주목된다.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모습. [사진=이동훈기자] |
현대건설은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능력평가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인다. 한양 아파트 소유주 중 60대 이상이 6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조합원 표심에 유리하게 적용할 여지가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경쟁사 대비 5계단 높은 2위에 자리한다. 시공능력은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 4가지 항목을 정량화해 순위를 매기는 만큼 대외적으로 기업 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서 분양 수익을 높여 동일 평형 입주 시 100% 환급받을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조합원에 약속했다. 조합원이 재건축 이후 일반적으로 부담하는 분담금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한 핵심전략으로 여의도 최초의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을 제시했다. '하이퍼엔드' 주거상품 실현을 위해 전 가구에 현대인의 주거 트렌드에 부합하는 복층형 설계와 프라이빗 테라스를 제안했다. 거실 천장 높이를 5.5m로 높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다.
차별화된 설계도 제한했다. '하이퍼엔드' 가치 실현을 위해 입주자만 이용 가능한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 여의도 하늘에서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야외 라운지가 조성되는 거주자 전용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국내에서 세 번재로 높은 건물인 파크원(69층, 333m)을 시공사로 지역 주민에게 친숙함이 장점이다. 이 건물은 사실상 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빌딩이기 때문이다. 한양 아파트가 최고 56층 규모로 조성되는 만큼 최고층 건물 시공에 강점을 갖는 부분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고급화를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를 제시한 것도 주목된다. 전체 예상 공사비가 총 7020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9.3%(720억원) 낮다. 공사비가 낮으면 전체 사업비가 줄어 조합원 분담금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이앤드 주거브랜드 `오티에르`만의 특별한 설계를 제안했다. 한국인의 선호도가 높은 맞통풍 구조로 전세대가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를 제안했고, 특히 고층아파트인 만큼 입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전 세대별 전용 엘리베이터와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 조합원 분담금, 이사비용, 공사비 등 세부조건에서 판가름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지난 1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여의도 내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여의도 재건축 1호라는 상징성이 있어 건설업계에서도 시공권 향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42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동, 아파트 956가구 및 오피스텔 210실 규모의 국제금융 중심지 기능을 지원하는 단지로 재건축된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다음 달 29일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선정될 예정이다.
한양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모두 여의도 내 최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열정을 보이고 있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비슷한 조건에서는 아무래도 조합원 분담금, 이사비용, 공사비 등 세부내용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