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주택수요 단기적 감소 불가피
마·용·성 입지 탄탄...장기적으로 영향 미미
지역민 수용할 수 있게 편의시설 투자 늘려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이 지역 집값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쓰레기 소각장은 주거환경에서 혐오시설로 분류돼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일대가 쓰레기 소각장 건립에 따른 주거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다만 마포구가 한강변과 맞닿은 입지로 용산구, 성동구와 함께 강북지역 최대 선호지인 만큼 악재가 장기적으로는 상쇄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 소각장 건립에 단기적 영향 불가피...장기적으로는 상쇄 전망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상암동에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이 확정되면서 주민들이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4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기자회견에서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 결정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사진=마포구] |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 거주하는 A씨는 "이 지역에 소각장 추가건립 계획이 작년 말부터 나왔는데 최종 확정됐다고 하니 주거환경이 악화하지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마포구 안에서도 소각장 예정부지 인근과 이외 지역 간 집값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월드컵파크 아파트 주변 M공인중개소 대표는 "쓰레기 소각장이 주민들이 싫어하는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즐겁게 받아들이는 지역민은 없을 것"이라며 "소각장 주변으로는 수요 감소에 따른 단기적인 집값 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 소각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힌다. 쓰레기 매립장 및 원자력발전소, 소각장 등이 신규로 조성되면 주거지 쾌적성을 떨어트려 집값, 땅값이 내려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마포구는 이미 난지도에 15년간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확장에 따른 이미지 하락이 제한적이다. 게다가 강북에서 가장 주거 선호도가 높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의 한 축인 만큼 단기 악재로 끝날 수 있다.
서대문구 DMC일대 P공인중개소 실장은 "쓰레기 소각장 건립이 지역 내 호재일 수는 없지만 미래가치, 입지적 장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집값의 발목을 잡는 대형 악재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약속한 지상부 랜드마크 조성과 1000억원대 주민편의시설 투자 등이 이뤄지면 주거 여건이 현재보다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소각장 건립으로 이 일대 집값을 리딩하는 역할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마포구, 주민 거센 반발...지역민 편익시설 늘려야
서울시 계획대로 상암동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설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소각장을 건립하기로 한 뒤 마포구와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절차상 문제가 없고 대안이 없는 만큼 상암동 소각장 건립을 강행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마포구는 건립 취소를 요구하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4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마포구는 서울시민의 쓰레기장이 아니다. 37만 마포구민의 뜻을 모아 물러섬 없는 강력한 투쟁으로 환경부와 서울시에 소각장 전쟁을 선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주민들은 선정 과정에서의 정보 공개가 부족했다며 쓰레기 소각장 건립 계획을 취소하기 위한 행정 소송을 준비 중이다.
리얼 & 인베스트먼트 민수진 센터장은 "쓰레기 소각장은 혐오시설 중 주민들이 가장 꺼리는 시설로, 서울시의 상암동 신규 건립에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며 "시의 설명처럼 절차상 문제가 없고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 결국 주민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학교 신설, 교통망 확충 등 지원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