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칼부림과 차량 난동은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서울 신림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사건이 벌어진지 불과 2주 만에 비슷한 사건이 반복돼 전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 3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이 내놓은 반응이다. 영국 BBC는 한국의 '묻지마 범죄'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한국에서 '묻지마 범죄(Mudjima)'라는 표현은 오래 전부터 사용돼왔지만 경찰에서는 2022년부터 공식적으로 '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하고 대응 TF를 꾸렸다"고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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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7일에는 서울 관악구의 한 공원 인접 등산로에서 대낮에 30대 여성이 성폭행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잇단 묻지마 흉악범죄의 범인들은 모두 20~30대 남성들로, 일면식도 없는 평범한 주위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에는 인터넷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살인예고'글이 무차별 퍼지며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출퇴근길 전철역과 백화점, 등산로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 길 가다 혹시 누가 흉기를 휘두르지는 않을까 뒤를 돌아 보게 된다는 이들도 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흉악범들에 대해 '사형제를 부활하자',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키자'는 감정섞인 글들도 퍼지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잠정적인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되지만 헌법재판소는 사형제에 대해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바 있다. 정부가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을 사형제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피해자 유족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사형제를 찬성하는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형제 부활과 함께 '은둔형 외톨이'나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건복지부는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2025년부터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단축하고 조현병 등도 검진 질환군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정신질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도 확충하기로 했다. 한때 대한민국은 외국인들에게 밤에도 안전한 나라로 꼽혔다. 이제라도 '치안 강국' 위상을 재정립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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