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
우리은행 러시아 익스포져 1336억 이하
하나은행 1분기 러시아 익스포져 3699억
우리은행 상반기 순손익 20억200만원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국내 은행들이 러시아 현지에서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 넘게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재차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러시아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보유한 국내 은행은 모두 6개사다. 이 가운데 러시아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으로, 이들이 러시아 익스포져에서 대다수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러시아 루블화는 1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루블화 환율이 1달러 당 100루블 고지를 넘기자 다음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8.5%에서 12%로 인상했다.
러시아 당국의 개입과 고유가 등으로 회복하던 루블화 가치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장기화로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다시 폭락하자, 국내 은행들도 러시아 현지 법인의 영업을 축소하고 리스크 대응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반기 보고서에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제재로 인해 은행이 분쟁 국가와 관련해 보유한 금융자산이나 영업자산의 가치 하락, 대금 회수기간의 증가, 자금이체의 제한, 수익의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러시아우리은행의 사업에 향후 재무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져 금액은 2021년 9월말 기준 2664억원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336억원으로 줄였는데 이후 더 축소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러시아 영업을 축소하고 있다"며 "작년 9월 이후 익스포져도 더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현재 러시아 익스포져는 3699억원으로 지난 2021년(2960억원) 보다 늘었지만 전체의 0.09%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은행은 익스포져를 축소하거나, 만기 여신 이후 추가 대출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은행 러시아 현지법인의 올해 상반기 반기순손익은 20억200만원으로 작년 하반기 반기순손익(107억300만원) 보다 80% 가량 감소했다. 확정외화지급보증 등 지급보증은 올해 상반기 116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21억8300만원) 보다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법인을 철수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러시아 관련 은행의 외화유동성 추이와 국내외 정세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