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 '키니시 테라퓨틱스' 청산
희귀신경계 질환 치료제 2018년부터 협력했으나 진전 없어
파트너사 혹은 자체적으로 임상 진행 가능성 열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SK바이오팜이 희귀신경계 질환 치료제인 '렐레노프라이드'를 회수한다. 임상이 지지부진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파트너사를 물색하거나, 세노바메이트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을 진행하는 등 파이프라인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조인트벤처 '키니시 테라퓨틱스(Kinisi Therapeutics)' 청산을 고려하고 있다. 키니시는 SK바이오팜이 지난 2018년 영국 제약사 글라이식스(Glycyx Therapeutics)와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와 함께 키니시와 공동 개발하고 있던 '렐레노프라이드' 라이선스 역시 회수할 예정이다.
[로고=SK바이오팜] |
렐레노프라이드는 2009년 FDA로부터 IND를 획득한 만성변비 치료제다. 지난 2012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지원을 받아 임상 2상 후기를 완료했으며, 희귀신경계 질환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해서 키니시와 협력하고 있었다.
이번 결정으로 SK바이오팜은 렐레노프라이드 임상의 주도권을 온전히 가져온다. SK바이오팜은 키니시의 지분율을 49% 보유하고 있었다. 합작법인에서는 보통 지분을 과반 확보한 쪽이 의사결정권을 갖는 만큼 파트너사인 글라이식스가 주도권을 갖는 구조였다.
그간 렐레노프라이드 적응증 확대에 대한 임상 현황은 지지부진했다. 지난 2015년 이후로 글로벌 임상정보 웹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렐레노프라이드 관련 임상이 올라온 바는 없다. SK바이오팜이 속도감 있게 임상을 진행할 다른 파트너를 물색할 수 있게 된 것.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현금 창출 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월별 처방수 2만 건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총처방수 3만 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판매로 2032년까지 4조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다만 렐레노프라이드는 중추신경계(CNS) 치료제는 아닌 만큼, 임상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뒤를 이을 만한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희귀 소아 뇌전증인 카리스바메이트, 뇌전증 치료제 SKL24741, 표적 항암제인 SKL27969 등을 꼽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렐레노프라이드를 포기할 생각이었다면 글라이식스 쪽에 후보물질을 이전했을 것"이라며 "파이프라인을 정리하지 않는 선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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