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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윳값 오를텐데...'가격 인상 자제령'에 속타는 유업계

기사입력 : 2023년07월27일 14:56

최종수정 : 2023년07월27일 21:00

오전부터 낙농가-유업계 줄다리기...벌써 11번째
정부는 '인상 자제령' 강화...내일 유업체 10곳 소집
원윳값 올라도 인상 쉽지 않겠네...유업계 '난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우유 원유 가격을 둘러싼 낙농가와 유업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업계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령'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올해 우유 원유 가격 결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낙농가와 유업계 양측은 지난달 9일부터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했지만 파행과 재개를 반복하다 이날 11번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용도별 차등가격제 적용에 따라 원유(흰우유)는 L당 69~104원, 가공유(탈지분유, 아이스크림, 치즈)는 L당 87~130원 범위에서 인상 폭이 논의되고 있다.

올 초 기준 원유 가격은 L당 996원, 가공유 가격은 800원이다. 가장 낮은 가격인 L당 69원으로 결정되더라도 L당 원유 가격은 1000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이는 지난해 인상분 보다 높은 역대 최대 인상폭에 해당된다. 원유 가격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다. 지난해 사룟값이 치솟으면서 농가의 생산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원유 함량 100%인 흰 우유는 현재 낙농가는 최대 수준의 인상, 유업계는 인상률 최소화를 내세우면 대치 중이다.

원유 가격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유업계를 향한 '가격 인상 자제령'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 유업체 10곳을 불러 우유 등 유제품의 소비자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이어 다음날인 28일에도 이들 유업체를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더라도 흰우유 등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도록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우유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밀크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다소 과장됐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5일 농식품부는 백브리핑을 통해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공품과 고급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제품 비중이 높지 않고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빵류와 과자류에 사용되는 원유 비중은 전체 원료의 1~5% 수준에 그치고 이 중에서도 국산 원유 비중은 훨씬 더 낮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유업계 등에는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한편 밀크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소비자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런데 유업체들은 이같은 정부의 인상 자제령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우유 원유 가격이 오를 경우 흰우유를 비롯해 원유가 들어가는 유제품에 대한 인상 요인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음용유(흰우유)와 가공유 가격이 구분되는 용도별 차등제 적용으로 이전 대비 가공유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전체 원유 가운데 가공유 비중은 5%에 그친다. 사실상 흰우유 비중이 95%로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공유 가격을 낮게 책정하더라도 전체 유가공 제품 가격 인상을 억누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내 주요 제품 중 흔히 가공유로 인식되는 초코우유, 딸기우유, 바나나우유, 그리고 커피 등에도 가공유가 아닌 원유(흰우유)가 사용되는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유업체 입장에서는 원유 가격 인상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을 향한 정부의 메시지가 불편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3.07.19 choipix16@newspim.com

업계에서는 우유 원유 가격 인상폭이 어떻게 결정되든 '흰우유를 제외한 유제품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정부의 인상 자제령을 거스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앞서 줄줄이 가격 인하를 결정한 제분·라면·제과업체의 경우 '국제 밀 가격 하락'이라는 인하 요인이 있지만 유업체들은 오히려 원유 가격이 오르는 만큼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치솟은 생산비만큼 원유 가격을 보전하라는 낙농가와 인상폭을 최소화 하자는 유업계 간 이견도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거트, 컵커피, 치즈, 초코우유 등 유제품 일부에도 가공유가 아닌 원유를 쓰는 곳들이 적지 않다"며 "원유 가격이 오르면 해당 제품들에 인상요인이 분명히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유가 사용되는 제품에 인상률이 일정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 메시지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원유 가격이 결정되지 않아서 검토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가 계속해서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만큼은 쉽사리 인상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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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콕 집은 트럼프...축산농 반발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 간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농민단체의 반발과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美,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압박…韓, 농산물 카드 검토 28일 정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개방했다는 점을 연일 언급하며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25 mj72284@newspim.com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을 거부하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협상을 앞둔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또한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 때문에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농축산업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 배제되지 않도록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연일 30개월 이상 소고기 개방을 압박하면서, 한국도 소고기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아래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농업이나 디지털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농업분야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개방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정 사유로 전날 취소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협상 태도에 불편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농민단체 "관세협상에 농업 희생양 삼지 말아야"…대정부 투쟁 돌입 정부로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38억4700만달러) 대비 57.4%를 차지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 2004년 1억300만달러에서 2012년 5억2200만달러, 2016년 10억35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기다 2022년에는 26억2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7.5%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는 이른바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 또 우리나라 연간 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미국 물량이 이중 13만2304톤(32%)을 차지한다. 쌀 개방은 WTO 규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미 양자 간 협상체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미국이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미루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면서 국익 측면에서 조선·철강·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희생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류에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한미 FTA로 전면개방을 한 마당에 관세 추가 인하 및 비관세장벽까지 철폐된다면 농민 생존권 말살과 함께 국내 농업생산 기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요구가 묵살될 경우 대대적인 추가 농민항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plum@newspim.com 2025-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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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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