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곳 및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
자행 1억원 이상 고객 집중 관리에 초점
추후 타행 개인고객 공략 거점으로 활용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격변기를 맞이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주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고액 연금만을 관리하는 센터를 전국 주요 도시에 신설한다. 이른바 거점형 연금VIP손님관리센터(가칭)로, 1억원 이상의 연금상품에 가입한 자산가 고객에 대한 맞춤형 관리로 수익률을 높이고 타행 고객 유입 거점으로 활용해 퇴직연금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달말 총 6곳에 연금VIP손님관리센터(가칭)를 신설하고 개인고객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하나은행 사옥. (사진=하나은행) |
연금VIP센터는 서울 본점 및 강남 등 2곳을 비롯해 대구와 대전, 부산, 광주 등에 설치된다. 현재 운영중인 PB센터에 전담창구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에 1억원 이상의 연금을 맡긴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며 향후 성과에 따라 전국 주요 거점에 센터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재 서울 본점에 20여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해 연금고객관리센터를 운영중인 하나은행은 이 같은 맞춤형 관리가 개인연금 고객 확대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신규 센터를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특히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금VIP센터를 자행 고객관리 및 신규 고객 유입 거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수익률과 고객들의 관심이다. 연금VIP센터를 통해 고객들을 밀착 관리해 하나은행에 연금을 맡기면 높은 수익률과 세밀한 재무상담이 보장된다는 점을 어필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1분기 기준 338조원에 달한다. 은행 적립금이 절반이 넘는 184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디폴트옵션 제도를 의무화하면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형) 및 개인형(IRP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 도래 시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운용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디폴트옵션 상품 수익률은 3.06%로 연환산 시 12%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고객들의 관심도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하나은행은 6월말 기준 신한은행(36조7475억원), 국민은행(33조6491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9조4897억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22조9550억원)과 격차가 큰 3강 구도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에만 적립금이 2조2259억원 증가하며 국민은행(2조1342억원), 신한은행(1조7299억원) 뿐 아니라 증권사 및 보험사까지 포함한 모든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하나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에 ETF와 채권(실물) 상품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기세를 몰아 기존 기업영업 뿐 아니라 개인고객을 공략해 업계 1위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단 VIP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관리 업무에 중점을 두지만 타은행에 연금을 맡긴 고객들을 유입하는 상담 창구로 활용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