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인정하고 실체파악에 일정 부분 협조해"
"본건 책임정도는 향후 절차에서 판단할 여지 있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담합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KH그룹 자금 총괄부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입찰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구체적으로 "피의자가 본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그동안 조사과정에서 사안의 실체파악에 일정 부분 협조해 온 피의자의 태도 및 현재까지 확보된 자료, 법원의 심문결과 등을 볼 때 현 시점에서 증거인멸 내지 도망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본건 회사의 의사결정구조와 자금집행임원이라는 피의자의 역할의 기본적 성격, 피의자가 본건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는 않았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의 책임정도에 관하여는 향후 절차에서 판단의 여지도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혐의를 받는 김모 KH그룹 자금 총괄부사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출석하고 있다. 2023.07.19 leemario@newspim.com |
앞서 이날 오전 10시경 법원에 도착한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는지', '배상윤 KH회장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인지', '입찰 정보를 받은 것이 맞는지'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계열사 자금 약 4000억원을 동원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한 뒤 배상윤 KH그룹 회장의 차명업체가 리조트를 취득하도록 해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김씨는 리조트 인수 과정에서 들러리 입찰업체를 내세워 중복입찰을 하고 강원도 측으로부터 취득한 매각예정가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낙찰받아 입찰의 공정성을 해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김씨는 그룹 내 자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약 650억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배 회장의 채무 변제와 카드대금 결제에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알펜시아 입찰담합 사건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위해 만든 알펜시아 리조트를 강원도개발공사와 KH그룹이 담합해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청,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 KH그룹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H필룩스·KH일렉트론 등 계열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회사 자금 65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6월 리조트 인수 등 사업상 이유로 출국한 뒤 올해 초 검찰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까지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검찰은 배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를 한 상태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