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비 대납·식대 등 추가 불법 정치자금 조성·사용 정황 포착
법조계선 수수자 특정 지연 가능성도 제기
검찰 "공여자 남은 수사 선행…수수자는 정밀히 검토 중"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검찰의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 수사가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당시 송영길 후보 캠프 측의 추가 불법 정치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인데, 이에 일각에선 돈봉투 수수자 조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수자를 특정하는 한편, 그의 외곽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2차 출석했지만 조사 거부당한 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07 leemario@newspim.com |
애초 검찰은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당시 송영길 캠프 인사들이 살포한 9400만원의 현금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먹사연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고 이들의 자금 추적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먹사연이 한 컨설팅 업체와 허위 용역 계약을 맺고 송 전 대표 캠프에서 지급해야 할 컨설팅 비용을 대납하거나 사무기기 대여비를 내주는 등 후원조직 역할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9400만원의 현금살포, 9000만원 대의 컨설팅 대납비용, 사무기기 대여비 1000만원 등 약 2억원가량의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해 사용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위해 최근 먹사연 회계담당자 박모 씨와 먹사연과 허위 용역계약을 맺은 것으로 의심되는 컨설팅업체 대표 전모 씨 등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검찰은 송 전 캠프 측에서 현역 의원이나 지역본부장들에 대한 식대 지급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일대 일부 식당의 예약 인원·결제 금액 자료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돈봉투 사건 수사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돈봉투 수수자에 대한 특정과 소환조사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안의 중대성이나 정치적 압박 등을 고려했을 때 검찰이 수사를 질질 끌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같은 이유에서 검찰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수사 범위도 넓어지는 만큼 일부 수사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법조계 인사는 "현금을 추적하는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고, 현역 의원을 특정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며 "검찰로서는 굳이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고, 경우에 따라선 수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국회사무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그동안의 수사 자료를 교차검증하며 돈봉투 수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수자 부분은 여러 가지 자료 분석과 조사 등을 통해 조금 더 정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경선캠프에 어떤 자금이 유입되고 어떻게 사용됐는지, 캠프나 먹사연 등에서 어디까지 보고가 이뤄졌는지 등 공여자 관련 남은 수사가 선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언제 최대 수혜자에 대한 수사를 할지 등 인적 책임 범위를 정하는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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