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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정착스토리]⑤ "압록강 청년 밀수꾼이 남조선 사장 됐시요"...태성산업 조건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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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밀매로 돈 벌었지만 자유 갈망
9년 전 한국 와 택배⋅이삿짐 노동
"아내와 딸의 행복은 나에게 생명"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36살 탈북민 조건우 씨는 MZ(20~30대)에 해당한다. 한국 같으면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해 한창 세상 이치를 터득하려 시행착오를 겪을 청년 시기다.

하지만 산전수전에 죽을 고비까지 몇 차례 넘기고 탈북에 성공해 한국에 정착한 그는 인생역전을 이뤘다. 종합건설, 패널 시공, 각종 인테리어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태성산업을 5년째 운영 중인 어엿한 사장이다.

9년 전 한국에 정착해 탈북민 7명이 일하는 인테리어 전문업체를 운영 중인 조건우 태성산업 대표. [사진=남북하나재단]

조 대표는 중국과 변경을 맞댄 양강도 혜산 출신이다. 압록강변에서 북중 사이를 몰래 오가며 밀수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꿈 많던 27살 청년 조건우에게는 돈보다 더 소중하게 갈망하는 게 있었다. 그건 북한 체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할 수 있는 자유였다. 그리고 어느 날 홀연히 고향을 떠나 중국으로 탈출했다.

2014년 한국에 정착한 조 대표는 정착지원 시설인 경기도 안성 하나원 수료 후 대학을 택하지 않았다. 공부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택배 일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한계에 마주쳤다. 아직 한국의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택배량이 많은 날이면 하루 종일 다리에 쥐가 나도록 뛰어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죽은 듯이 곯아떨어지기에 바빴다.

◆택배일 시작했지만 지리 어두운 탈북민에게 쉽지 않아

"쉬운 일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어요. 당시 월급은 180만 원 정도였죠. 이 돈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결국 택배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 선택한 일자리는 이삿짐을 나르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이삿짐센터에서 일당을 받고 일하다가 3개월 후 직접 이삿짐센터를 차렸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일감이 들어오면서 택배기사로 일할 때보다 돈도 잘 벌고 일도 수월했다.

그런데 회사가 안정이 되고 자리가 잡혀갈 무렵 코로나19가 터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이삿짐을 예약하는 고객들도 줄어들면서 조 대표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상황이 어렵다고 포기하면 안 될 것 같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구해보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조 대표가 말하는 은인은, 인테리어 종합업체인 '월드 ENG' 김기열 사장이다. 남한 출신 사업가인 그는 오래전부터 탈북민 일자리 소개와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한부모 가족 탈북민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요즘도 작업장에서 조건우 대표와 김기열 사장은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닌다.

김기열(오른쪽) 사장은 조건우 대표가 한국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사진=남북하나재단]

김 사장은 "조건우 대표는 첫인상에도 나타나듯이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죠. 인테리어 패널 시공에 대해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이 작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현장의 구체적인 일들에 대해 질문도 하면서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 친구는 어떤 일을 맡겨도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도움과 격려로 조 대표는 100% 탈북민들로 구성된 인테리어 패널 공사 업체인 '태성산업'을 만들었고, 지금은 20대~50대의 탈북민 7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조건우 대표는 상황에 따라 두 개의 직함으로 불린다. 단독 공사를 맡아 현장에 나갈 때는 '태성산업' 대표로, 대형 물류 창고 건설 현장에서는 인테리어 패널 시공 팀장으로 불린다. 

◆전원 탈북민이 일하는 인테리어 전문업체 이끌어

전문 기술이 필요한 대형 물류센터의 인테리어 공사는 여러 협력업체가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협력업체로 지정되기 어렵다.

공사장 인테리어 작업은 어떤 한 부분이 잘못되면 구조물 전체를 다시 뜯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작업 공정이 늦춰지고 금전적 손해가 동반되는 만큼 무엇보다 기술적인 숙달이 우선되어야 한다.

조 대표는 그동안 자신이 실수한 부분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인테리어 패널 시공과 연관된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꼭 필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체크하고, 공사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카메라로 일일이 찍어 저장했다.

"김 사장님이 우리 업체를 믿어주고 작업을 맡긴다고 해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음 공사에 참여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한두 번의 잘못이야 실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결코 용납될 수 없지요. 행운이란 것도 성실함과 노력으로 준비된 연후에야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남한 정착 후 인테리어 사업과 함께 인생을 바꿀 기회를 잡은 조건우 대표에게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2년 전 북한 출신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올해 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딸이 태어난 것이다.

"힘들게 일하다가도 아내와 딸의 얼굴을 보면 열심히 일한 데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배가됩니다. 나에게 가족은 생명입니다."

부인, 딸과 함께 한 조건우 대표. [사진=조건우 대표 제공]

사실 지금의 아내는 조 대표와 재혼하기 전 딸이 있었다. 지금은 벌써 16살이 되었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딸을 새로 얻은 30대 젊은 아버지의 심정이 궁금했다.

"새로운 가정을 만드는 일은 저의 삶에서 가장 잘한 선택입니다. 선택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요. 그냥 책임이 아니라 사랑과 믿음으로, 이해와 배려로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합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다 큰 아이를 딸로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지 않겠냐고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선입견 없이 아버지로 받아준 딸이 기특하죠. 부족한 저를 잘 따라주고 이해해주는 딸에게 더없이 고마운 마음뿐 입니다."

조 대표는 9년 전 혼자였다. 지금은 눈만 마주 쳐도 진심을 알 수 있는 아내와, 아버지를 이해하고 받아준 성숙한 16살 사춘기 딸, 까만 눈동자에 온 우주가 담긴 소중한 둘째 딸까지 네 식구가 되었다.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갖는 책임감은 무거운 짐이 아닌 날아갈 듯한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다.

조 대표는 끝으로 그동안 남한 정착 생활을 돌이켜보며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를 남겼다.

"남한에서 살면서 가진 생각입니다. 사람은 운도 따라야 하지만 그보다도 본인이 노력하고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운 좋게 만난 은인에게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그 선택은 인정이라는 관문을 넘어서야 나에게 오는 선물이 되는 것입니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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