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행안위원장 교체 무산에 "국회법 위반"
김경협, '불법 땅투기' 문턱 못 넘어…환노위 재검토
복지·교육, 장관·원내대표 역임 '비토' 목소리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국회가 30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선출할 예정이던 6곳의 새 상임위원장 투표가 민주당 내부 갈등으로 전면 중단됐다.
특히 행정안전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교육위원장환경노동위원장 총 4곳은 의원들의 강한 '비토'로 미뤄져 새로운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선 여당 몫으로 정해둔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선출 건만 최종 의결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6.1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7.04 kilroy023@newspim.com |
◆ 민주당, 상임위원장 6곳→4곳→'전면 무산'…내부 갈등으로 '급변'
당초 민주당 몫으로 선출될 상임위는 행정안전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총 6곳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김한규 민주당 대변인은 문자 공지를 통해 예결위·산자위·환노위 3곳 상임위원장을 6월 임시국회에서 선출하겠다고 밝히며 오늘(30일) 본회의에선 과방위·행안위·복지위·교육위 4곳의 위원장만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예결위원장은 여당 측 예결위원 선정 문제로, 산자위원장은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뒤늦게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환노위원장의 경우 당초 내정됐던 김경협 의원이 '불법 땅거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것과 관련, 당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자 최종적으로 물러났다.
이외 행안위원장에는 3선의 정청래 의원이, 교육위원장에는 3선의 박홍근 의원이, 복지위원장은 3선의 한정애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상황은 다시 한 번 급변했다. 의총장에서 상임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일부 '비토'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이날 예정됐던 민주당 측 상임위원장 선출 건은 모두 연기됐다.
김한규 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들이 쇄신과 혁신을 기대하는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해) 조금 더 당내에서 논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의원들께서 비슷한 의견을 주셨기에 오늘은 상임위원장 후보들에 대한 국회 선출 과정은 진행하지 않고 당내서 더 논의하도록 결정했다"며 "여야 합의를 거쳐서 국민의힘 몫으로 정해져있는 과방위원장만 선임하는 것으로 협의됐다"고 전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의원은 10명 정도며 추후 상임위원장직의 새 기준과 원칙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김 대변인은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청래 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3.21 leehs@newspim.com |
◆ 행안·복지·교육 '3곳' 두고 내부 잡음 '솔솔'
상임위원장 선출이 전면 중단된 배경에는 장관과 원내대표 등 주요 보직을 수행한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내정자로 거론된 것에 대해 당내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원장은 직전 여야 협의에 따라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행안위원장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다만 중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이 상임위원장직을 겸직하지 않는다는 통상 관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원내 지도부가 고심 끝에 선출을 연기한 것으로 점쳐진다.
이같은 결정에 정 최고위원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어겼다. 국민의힘 장제원 행안위원장과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맞교대하기로 1년 전에 합의한 바 있다"며 "그런데 장제원 위원장만 선출하기로 한 것이 부당하여 저는 과방위원장 사임서를 철회고자 했으나, 의안과에서 접수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의장이 과방위원장 사임의 건을 처리하려고 할 때 '이의있습니다'라고 외쳤지만. 국회의장은 표결없이 가결처리 했다. 이는 국회법 제112조 3항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했다.
한편, 교육위원장에는 박홍근 의원이, 보건복지위원장에는 한정애 의원이 내정됐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직전 원내대표를, 한 의원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어 이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당내 비토 목소리가 제기됐다고 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 중간에 나와 기자들에게 "예전부터 장관 했던 사람, 당 지도부인 사람, 원내대표였던 사람들은 (상임위원장에 앉으면 안 된다는) 이런 원칙 때문에 아예 미루는 걸로 결정한 거 같다"고 말했다.
또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상임위원장 선출 연기에 대한 이유를 묻는 기자 질의에 "기득권 유지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재선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홍근, 한정애 의원도 (상임위원장을) 할 마음이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 내부 비판 여론이 나오니깐 '그럼 안 하겠다'고 내려놓는 분위기였다"고 의원총회 분위기를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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