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 실무회의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계약·지자체 시금고 활용 등 거론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금융당국이 신한·우리·하나·KB국민·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꽉 잡은 은행 과점 체제에 균열을 내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방은행을 확실히 밀어주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31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10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지방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과점 체제 폐해가 크다고 꼬집으며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후 금융당국은 TF를 꾸려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은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 등 총 6개다. 다만 제주은행은 신한금융그룹에 속해 있다. 지방은행은 각 지역을 거점 삼아 성장 중이나 막대한 자본과 영업력을 갖춘 5대 은행과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대 은행과 지방은행 간 총자산 규모는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2022년말 기준 5대 은행 총자산은 약 2608조원이다. 6개 지방은행 총자산은 약 280조원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사진=뉴스핌DB] 2023.05.26 ace@newspim.com |
지방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지역자금 중개 강화, 규제 개선 등이 논의돼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지역 내 공공기관 퇴직연금 유치 등 비이자 이익 부문 확대, 지방은행 해외 진출에 대한 규제 완화와 컨설팅 지원, 지역 내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입찰 시 지방은행 거래 실적 배점 항목 신설,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항목에 해당 지역 지방은행 관련 가산점 부여, 중소기업대출비율에 대한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를 은행 자율적 설정 등과 같은 방안이 거론된다.
아울러 2개 이상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방은행지주에 대한 IT 시스템 공동사용과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서로 다른 은행이 전산을 통합하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별로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건의, 논의할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나 기존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이해 당사자인 지방은행 의견을 청취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열린 제1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논의에서 은행 수 증가로 경쟁 촉진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반대로 기존 은행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제 경과 등을 보며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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