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용량 커지고 화재 위험 적어
국내 배터리 3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앞당겨
삼성SDI, 기술 가장 앞서...올 상반기 시제품 생산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차세대 2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소재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으로 폭발 화재 위험성이 줄고 충전속도가 빨라져 효율적이다. 앞다퉈 배터리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나선 이유다.
22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오는 2027년부터 양산이 시작돼 2035년에는 전체 배터리 시장의 10%대를 이룰 것으로 전망이다.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사용량은 오는 2030년 149~160기가와트시(GWh), 2035년 950~1413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다.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해질을 기존 전지처럼 액체가 아닌 고체화한 것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전액질, 분리막으로 구성되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분리막이 없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까지 대신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 한마디로 배터리 용량이 커지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리튬이온 배터리(좌)와 전고체 배터리(우)의 구조 [사진=삼성SDI] |
배터리 고체 전해질은 황화물계, 산화물계, 폴리머 3가지 종류로 나뉜다. 황화물계 전해질은 전극과 전해질 간의 계면을 넓게 형성할 수 있어 리튬 이온 전도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산화물계 전해질은 황화물계보다는 리튬 이온 전도도가 낮은 편이지만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우수하다. 폴리머계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 기술과 유사해 활용도가 높고 제조 공정도 비슷하기 때문에 비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가장 앞선 삼성SDI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수원 연구소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다. 현재 건설 중인 파일럿 라인은 6500㎡(약 2000평) 규모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으로 올 상반기 안으로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오는 2027년이 목표다.
LG엔솔은 올해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6년으로 앞당겼다. 이를 위해 충북 청주시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원을 투자해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전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글로벌 기술 허브인 '마더 팩토리'로 키울 계획이다.
SK온은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온 대전 차세대배터리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황화물계, 산화물계 등의 고체 전해질 및 리튬메탈 음극 등을 독자개발하고 있다. 특히 SK온은 △고체 전해질과 양극 핵심 소재의 설계 합성을 통한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 △셀 수명을 늘리기 위한 리튬 보호층 소재 개발 등의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SK온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총 47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차세대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SK온은 해외기업과도 협업 중으로, 지난 2021년 10월 전고체 배터리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안전하면서도 더 멀리 주행하기 위해선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며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발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꾸준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