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서 8주기 추모 행사
아들 로렌스·에드워드·로날드, 전쟁고아 5명 참석
헤스 대령 아들들, 전쟁고아 수용 보육원에 위문품
1000여명 제주 후송·보육원 설립·20년 후원금 모금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학기 공군 역사기록관리단장(3급)은 11일 "대한민국 공군이 세계적인 강군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전쟁고아 지원을 아끼지 않은 딘 헤스 대령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며, 굳건한 한미동맹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날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항공전 영웅이며 1000여 명의 전쟁 고아를 구출하는데 기여한 고(故) 딘 헤스(Dean Hess) 미 공군 대령의 8주기 추모 행사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이번 추모 행사에는 헤스 대령의 아들인 로렌스 헤스, 에드워드 헤스, 로날드 헤스와 전쟁 당시 헤스 대령의 노력으로 제주도로 후송된 전쟁 고아 5명도 행사에 함께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딘 헤스 대령(맨 오른쪽)을 비롯한 한미 조종사들이 한국전쟁 당시 전투 출격 임무에 나서기 전 작전 지도를 보며 의논하고 있다. [사진=공군] |
이상학 공군 참모차장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놀란 바크하우스 주한 미 영사, 키니(준장) 미 7공군부사령관 등 미 주요 인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양영철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김은기 공군전우회장, 역대 공군 참모총장, 김인호(준장) 해군 7기동전단장, 엄주형(준장) 해병대 9해병여단장, 윤은기 공군 정책발전자문위원장, 김신 장군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미 전투기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추모 비행이 이뤄졌다. 한미동맹 70주년 한미 군악 합동 공연과 서귀포 소년소녀 합창단 공연 등 한미동맹의 의미를 살린 행사들이 다채롭게 진행됐다.
특히 한미 우정비행에는 한국 공군 KF-16 전투기 3대와 미 공군 F-16 전투기 2대가 참가했다. 이 전투기들의 수직 꼬리날개에는 한미동맹 70주년을 상징하는 기념 로고가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1950년 12월 한국전쟁 당시 전쟁 고아들이 미국 공군 수송기로 서울에서 제주도로 구출된 뒤 트럭에 탑승해 있다. [사진=미국 국립기록보관청] |
공군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헤스 대령 추모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10일에는 헤스 대령의 아들들이 전쟁 기간 중 고아를 수용했던 제주 지역 보육원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했다. 12일에 는 제주 도민을 대상으로 공군 수송기 탑승 체험, 13일에는 스페이스 챌린지(Space Challenge) 제주 예선 대회가 열리는 서귀포시 안덕생활 체육관에서 헤스 대령 특별 사진전을 연다.
미 공군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6월 한국 공군에 F-51D 무스탕 전투기를 제공하고 조종사들의 비행 훈련을 위해 바우트 원(BOUT-1) 부대를 긴급 편성했다.
당시 헤스 소령은 바우트 원 부대를 이끌며 항공작전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공군을 최단기간 내 전투기를 운용하며 적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했다. 전쟁 초기 1년 간 직접 250여 차례나 출격하면서 적 지상군 격퇴에 큰 공을 세웠다.
딘 헤스 대령이 F-51D 전투기에 새겼던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By Faith I FLY)은 한미 군사동맹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왼쪽부터) 놀란 바크하우스 주한 미 영사, 이상학 공군참모차장, 딘 헤스 대령의 차남 에드워드 헤스, 3남 로날스 헤스, 장남 로렌스 헤스가 딘 헤스 대령이 11일 한국전쟁 당시 조종했던 F-51D 전투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군] |
특히 당시 헤스 소령은 F-51D 전투기에 새겼던 문구인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By Faith I FLY)은 그에게 비행교육을 받은 한국 조종사들에게 신념과 헌신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매김했다.
헤스 대령은 1950년 12월 미 공군 군종목사 러셀 블레이즈델(Russell Blaisdell· 1910.9~2007.5) 대령과 함께 미 C-54 수송기 15대, C-47 수송기 1대를 동원해 1000여 명의 전쟁 고아를 서울에서 제주도로 후송시켜 구출했다.
현지에 보육원을 설립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전후에도 수시로 한국을 찾아 전쟁 고아들을 돌봤으며, 20여 년간 전쟁고아 후원금 모금 활동에도 앞장섰다.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로고를 부착한 한국 공군 KF-16(위 2대), 미 공군 F-16(아래 2대) 전투기가 11일 딘 헤스 대령 추모 행사에서 제주 상공을 우정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 |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전쟁 승리와 전쟁고아의 인도적 지원에 헌신을 다했던 헤스 대령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1년과 1960년에 무공훈장, 1962년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소파상'을 수여했다.
공군은 2017년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 공적기념비를 세워 해마다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와 함께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공군 첫 100차례 출격 조종사 김두만 장군,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과 함께 헤스 대령 등을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으로 선정했다.
지난 4월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 150곳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헌정 영상을 송출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