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로데오역 인접 부지 895억 매입
"새 건물 신축, MZ 위한 실험 공간으로"
김동선 체제 후 '힙한' 감성 입히기 초점
"명품관에 웬일?" 팝업에 '오픈런' 행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독자경영 체제에 돌입한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본부장이 첫 투자로 서울 압구정동에 땅을 사들였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인접한 곳에 MZ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선 체제가 본격화된 후 갤러리아는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패션 성지로 거듭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초록뱀컴퍼니로부터 강남구 신사동 664-12, 13 부지와 건물을 895억원에 사들였다. 지난 2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 후 첫 유의미한 투자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화갤러리아가 895억원에 매입한 신사동 건물 전경 2023.04.20 syu@newspim.com |
두 건물은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초입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도 가깝다. 지금은 아베다 매장이 입점해 있던 건물은 공실이고, 다른 건물에는 청담동 더팰리스73의 VIP라운지가 운영중이다.
갤러리아는 이 곳을 허물고 MZ세대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세울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관에 이어 갤러리아 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결정했다"며 "기존 고객층의 편의 확대와 함께 잠재적 고객층인 MZ세대 유치를 위해 트렌디하고 실험적인 공간 조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선 본부장 체제가 본격화된 후 갤러리아는 MZ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갤러리아는 압구정동 명품관으로 대표되는 '럭셔리' 이미지는 구축했지만 최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적었던 것이 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팝업과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우며 MZ세대와의 접점을 좁혀가고 있다.
지난 1,2월 각각 명품관에서 선보인 '떠그클럽'과 '언더마이카'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당시 명품관에서 보기 드물었던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며 명품 브랜드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며 성과를 냈다.
떠그클럽은 2018년 패션 인플루언서 '조영민'이 설립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팝업 첫날에만 명품 브랜드 주말 매출을 웃도는 6000만원 가량이 팔렸다. 언더마이카 팝업의 경우 오픈 하루 전인 오전 10시부터 대기줄이 이어져 오픈 당일 200명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팝업 기간 3일 동안 기존 매출 목표치인 1억원이 훌쩍 넘는 1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명품관 떠그클럽 팝업스토어에 몰린 오픈런 행렬 [사진=한화갤러리아] |
지난 8일 문을 연 다크룸 스튜디오 팝업스토어에도 오픈일부터 100여명의 고객들이 몰리며 MZ세대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크룸 스튜디오는 래퍼 '사이먼 도미닉', 디자이너 정용목, 김용진과 타투이스트 겸 모델 한승재가 론칭한 브랜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2030 상품기획자(MD)가 인기 높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MZ세대의 오픈런을 이끌었다"며 "스트리트 브랜드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덤처럼 팬 사인회를 하듯이 옷을 구경하러 오는 젊은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 유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선 본부장은 최근 대한승마협회 대의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국가대표 자리도 포기하며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월말 오픈 예정인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론칭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 13일엔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를 사들여 지배력도 높였다. 취득단가는 2059원으로 모두 1억295만원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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