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바이어가 간다] 홈플러스 히트상품 '보먹돼' 성공 비결은?..."먹어보면 안다"

기사입력 : 2023년04월19일 09:11

최종수정 : 2023년04월19일 09:31

김민기 축산 바이어 현장 인터뷰
"한돈 못지않은 캐나다산, 가격·품질 잡아"
수입산도 강도 높은 지방 손질 기준 적용
이중삼중 점검 "비계 삼겹살 논란 없다"
"국내산·수입산 상생...축산 명가 목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른 아침 경기 이천 하이랜드 이노베이션 사무실. 삼겹살 냄새가 아침 공복인 직원들을 자극했다. 맛보기로 내놓은 삼겹살과 목살, 항정살은 잡내 없는 풍부한 육향이 어느 1등급 한돈 못지않았다. 이 돼지고기의 원산지는 캐나다. 보리를 먹고 커 '보리먹고 자란 돼지', 일명 '보먹돼'로 브랜딩에 나선 홈플러스의 히트 상품이다.

이천 하이랜드 이노베이션에서 캐나다산 '보먹돼'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입소문 타고 1년만에 판매량 세배 '껑충'
고물가 한파는 축산업계도 피해가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사먹는 삼겹살 소매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사료비, 도축비, 인건비 등이 오르며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어 버렸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돼지고기 자급률은 매년 감소해 지난해 기준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김민기 홈플러스 축산팀 과장은 캐나다를 주목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캐나다 돼지고기 수입량을 전년 대비 5배 가량 늘렸다. 김민기 바이어는 "돼지고기는 사료에 따라 고기의 육질, 맛이 좌우된다"며 "캐나다산 돼지는 주 사료가 보리로 육질이 좋고 맛이 고소한 데다, 잡내가 거의 없고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고 소개했다.

2021년 첫 선을 보인 캐나다산 돼지고기는 홈플러스가 '보리먹고 자란 돼지'로 브랜딩한 지난해 3월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치솟았다. 2021년 1155톤이 팔린 캐나다산 '보먹돼'는 지난해 세 배가 넘는 3650톤이 팔렸다. 삼삼데이(3월3일)가 있는 지난달에는 캐나다산 돼지고기만 500톤을 들여왔다.

지난달 수입산 삼겹살과 목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5%, 1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산 삼겹살과 목심 판매량이 20%, 17%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수입산 돼지고기의 인기는 그야 말로 '열풍'이다. 지난해 7월부터 수입 돼지고기에 관세가 붙지 않으면서 가격적인 메리트도 생겼다. 1~3월 평균 소비자가 기준 수입산 돼지고기가 국내산 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김 바이어의 설명이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물량 수급은 바이어의 가장 중요한 임무다. 김 바이어는 "국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시장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판단 하에 물량 확보에 나섰다"며 "지난 3월 행사를 위해서는 4개월 전부터 협의를 진행해 전년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수입 상품이다 보니 직소싱하는 형태로 캐나다 패커(산지 계약 대행)와 일 년간의 물량, 가격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천 하이랜드 이노베이션에서 캐나다산 '보먹돼' 품질을 확인하고 있는 김민기 홈플러스 바이어 [사진=홈플러스]

◆수압으로 정육하고 산소포장으로 신선도 유지
긴 여행 끝에 도착한 캐나다산 돼지고기의 품질은 어떨까? 이날 김 바이어와 함께 방문한 하이랜드 이노베이션은 국내 최대 규모의 육류수입 전문업체로, 홈플러스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날 눈으로 확인한 캐나다산 돼지고기의 상태는 당일 도축한 듯 신선한 냉장상태로 2차 포장 작업을 거치고 있었다.

캐나다 하이랜드에서 진공 상태의 원물 박스육이 입고되면 홈플러스 점포로 이동해 각 점포에서 다시 상품화 작업을 거친다. 일부 상품의 경우 MAP팩으로 생산해 점포로 이동한다. MAP(Modified Atmosphere Packaging)이란 산소치환포장으로, 전용 용기 안에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외부 공기를 차단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해 고기 특유의 육색을 유지하는 공법이다.

김 바이어는 "공정 과정에서 칼이나 기기들을 사용할 경우 미생물 번식으로 유통기한이 짧아질 수 있는데 하이랜드와 계약한 업체는 수압으로 정육하기 때문에 유통까지 30일 정도 소요됨에도 미생물 번식이 적다"며 "또 일본, 중국 등을 경유해 유통하는 제품이 있는 반면 하이랜드 제품은 캐나다 직송 항로를 이용해 유통경로가 짧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북수원점에 진열된 캐나다산 '보먹돼' [사진=홈플러스]

◆강도높은 품질 기준 적용, '비계덩어리 삼겹살' 논란 제거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비계덩어리 삼겹살'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방 손질 기준이 포함된 상품 품질 관리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일관된 품질의 돈육을 제공하고 있다. 삼겹살의 경우 지방이 가장 두꺼운 부분을 기준으로 '껍질 없는 삼겹살(박피)'은 1cm 이하, '껍질 있는 삼겹살(미박)'은 1.5cm 이하로 상품화하고 있으며, 삼겹살 원료육에서 지방 50% 이상 발생되는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 폐기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 중 홈플러스가 유일하게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관리 기준이다.

이같은 기준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이랜드 직원들이 직접 비계가 많은 부분을 걸러내고 마트에서 다시 한 번 검수 과정을 거쳐 진열대에 놓아진다. 김 바이어도 매주 1회 이상은 협력업체를 방문해 겉지방 두께 입고 기준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방 손질 기준이 강화된 지난 2월부터 돈육 구매 고객 불만 건수는 전년 대비 46%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김 바이어는 "홈플러스가 중량 단위로 판매하는 판매자로서의 입장을 고려하기 보다는 높은 품질의 삼겹살을 구매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분기별로도 홈플러스 신선트레이너와 함께 점포에 입고된 삼겹살과 돈육 상품들의 수율을 측정해 지방 비율을 확인,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의 명장 이은호 트레이너가 북수원점에서 '비계덩어리 삼겹살' 논란이 없도록 삼겹살 정선작업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김 바이어 "국내산·수입산 상생 꿈꿔"
2006년 입사한 18년차 '홈플러스맨' 김 바이어는 홈플러스가 키워낸 '명장' 출신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의 경쟁력인 신선식품 서비스 역량 향상을 위해 2011년부터 수·축산 '명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수산, 축산, 농산, 조리 총 4개 카테고리에서 40여 명의 '명장'들이 직원들을 현장 전문가로 키워내고 있다. 김 바이어는 축산 명장을 맡아 6년간 현장 직원의 트레이닝을 맡아왔다.

캐나다산 '보먹돼'가 김 바이어의 히트상품이지만 국내 돼지 농가에 대한 걱정도 빼놓지 않고 있다. 김 바이어는 "수입 돈육 매출이 늘면 국내산 매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국내산 돈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산 돈육 농가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해 상생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과 국내산 돈육 모두 사랑받을 수 있도록 바이어의 역할을 다하고, 고객이 홈플러스 대표 상품을 떠올렸을 때 '축산'을 각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