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100명 난상 토론...평가는 엇갈려
소위원회 설치엔 野 '수용' vs 與 '난색'
김진표 "늦어도 5월 중순까진 단일안 도출"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해 19년만에 열린 국회 전원위원회가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기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결의안에 전원위 논의를 종합해 단일안을 도출해야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 확대'·'의원 정수 축소' 등을 놓고 이견이 커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선거제도개선에관한결의안심사를위한전원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12 leehs@newspim.com |
◆ 국회, 나흘간 백가쟁명...사후 평가도 제각각
국회는 지난 10~13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을 위한 백가쟁명식 난상 토론을 펼쳤다. 총 100명의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했다.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3가지 정개특위 결의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여야 의원들은 최대 쟁점인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확대'를 두고 극명하게 엇갈렸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인구 비례에 따라 6개 정도로 분할한 뒤 권역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여당 의원들은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거나 비례대표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 의원들은 "지역구 의석을 줄여서라도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최소한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개정되거나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개특위 소속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최소한 60석 이상 확보해야 한다"며 "비례대표 확대를 전제로 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전원위 토론 직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의원 정수 축소'에 대해서도 여야 간 견해가 충돌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를 통해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을 다소라도 완화할 수 있다면 지난번 불체포 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을 했듯 스스로 살을 도려내는 결단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것은 강제가 아니라 정치권 스스로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결과라는 측면에서 인과응보"라고 지적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의원 정수 축소론은 합당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소모적 논의로 자칫 '반정치 포퓰리즘'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원위 토론에 대한 평가는 여야 구분 없이 제각각이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전원위는 실패했다"며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잔치로 끝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개특위 소속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정말 차분하게 각 1명의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여야 할 것 없이 각 당 안에서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건 처음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4.12 leehs@newspim.com |
◆ 김진표 의장, 전원위 소위 설치 주문...野 '수용' vs 與 '난색'
이제 전원위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선거제 개편 단일안'을 도출해야 한다. 다만 전원위 이후 절차에 대해선 여야 간 입장차가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소위원회를 구성해 전원위 토론 결과를 정리한 뒤 정개특위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야당 측 정개특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원위가 끝났으면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를 밟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전원위) 소위원회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원위 논의 결과를 정리하고 가지치기를 해서 정개특위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그것을 정개특위로 넘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소위원회 구성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정개특위에서 추가 논의를 해나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 측 정개특위 관계자는 "전원위는 의원들 의견을 많이 청취하는 걸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며 "전원위 자체는 법률 의결권이 없다. (선거제 개편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제 공식 프로세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는 기존 이달 말이었던 정개특위 활동 기한을 오는 10월 말까지 연장하는 것에 합의했다. 일단 종료 날짜가 임박한 정개특위 시한을 연장한 뒤 전원위 소위 구성 여부에 대한 추가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재 권한을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은 소위원회를 만들어 늦어도 5월 중순까진 단일안을 도출하자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1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4월 중, 늦더라도 5월 중순까진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의장실 측 관계자는 "정개특위에서 만들었던 세 가지 결의안하고 이번에 전원위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단일안을 만들어내자는 것"이라며 "단일안을 만드는 워킹그룹(소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여야도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니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