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기초학력 보장 지원 조례안' 지난달 10일 통과
"조례 제정 범위 속하지 않아"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위반 소지"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0일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 조례안에 대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다고 3일 밝혔다.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사무는 조례의 제정 범위를 넘어서고 이번 조례안이 상위법과도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시도교육감은 시의회의 의결 내용이 법령에 위배되거나 공익을 저해한다고 판단되면 20일 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시의회를 통과한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 조례안이 공익을 저해한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2020.11.25 yooksa@newspim.com |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자료를 내고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외부 기관에 법률 자문을 의뢰해 받은 의견을 바탕으로 재의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10일 316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해당 안건은 재석의원 85명 중 찬성 56명, 반대 29명, 기권 0명으로 통과됐다.
지난 2월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회(학력향상특위)에서 코로나19 장기화 학습결손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늘어남에 따라 기초학력 보장 지원 정책 평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조례안이 의결됐다.
우선 조례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감은 학교의 장이 시행한 기초학력 진단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교육감은 진단검사 시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그 결과를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학교에 대해 교육감이 포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현재 서울 학생들은 학교장이 선택한 도구로 기초학력 진단을 받지만 결과는 학교별로만 관리되며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학교간에 성적 경쟁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사무가 기초학력 보장법'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한 국가사무이며, 기관위임사무이기 때문에 령에서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 사항이 없어 조례의 제정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또 조례안 7조에 기초학력 진단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입장이다.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제5조제2항에 따르면 개별학교 단위에서의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며 학교서열의 공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조례안은 제정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이 함께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하는데, 일부 시도교육감에게 위임되는 사항이 있지만 조례로 제정되지 않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재의를 요구한다는 취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력 결손 및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은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힘이라는 견지하에 기초학력 보장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서울시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보다 더 촘촘하고 다층적인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의요구를 받은 시의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의결사항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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