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보험사까지 확대...당분간 인하기조 전망
한화생명, 전 신용대출 고객에게 약 1% 할인 적용
보험사 가계대출 연체 급증에 건전성 관리 필요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대부분의 주요 보험사들이 대출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의 취약차주에 대한 상생금융을 위한 금리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보험사의 대출금리 인하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1곳 중 8개 보험사가 2월 평균 신용대출금리를 인하했다. 한화생명이 무증빙형 기준 12.20%에서 11.54%로 0.66%포인트(p)내려 인하폭이 가장 컸다. 신한라이프는 전월(9.77%) 대비 0.22%p 내린 9.55%, 흥국생명이 전월의 10.43%에서 0.21%p 내린 10.22%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11곳의 보험사 중 8곳이 전월보다 신용대출금리를 인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이 당국의 압박에 우대 금리를 높이거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조정을 했는데, 상생금융 정책 효과가 보험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인하폭이 큰 한화생명의 경우 자사의 정책적 판단으로 모든 신용대출 고객에게 약 1%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카드를 꺼냈다. 2월 하순부터 할인율 적용을 시작해 다음 달 공시부턴 대출금리 하락폭이 더 커질 예정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달 공시되는 (조달) 기준금리 자체는 변동이 없는데 정책 기조나 시장 기조상 금리 부담이 시민들에게 큰 만큼 정책적으로 일시적인 할인폭을 설정한 것"이라며 "서민 부담과 금융 안정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인하 결정을 한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대출금리 하락에 일부 영향을 미쳤고, 최근 들어 조달 시장이 안정세인 점도 작용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전월보다 안정된 것도 대출금리를 내릴 여력을 제공했다. 보험사의 대출금리는 보험사별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신잔액코픽스, 금융채와 국고채 등 상이한 기준금리에 보험사별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코픽스와 신잔액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설정한 보험사들은 2월 지수가 하락해 대출금리를 내릴 여유가 생겼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코픽스는 각각 3.52%, 2.92%로 전월의 3.63%, 3.02%보다 소폭 내렸다.
2월 신용대출금리를 올린 보험사도 대출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DB손해보험은 다음 달부터 금리 인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DB손해보험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신용대출금리를 제공해왔는데 1월 중순에 연간 금리 개정 과정에서 운영방식을 바꿔 대출금리 인상을 진행했다.
다만 보험사들 가계대출 연체가 급증한 상황에 대출금리까지 금융당국 압박에 내리면서 보험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가계대출 연체채권은 지난해 말 2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7%(681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169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8% 늘었고, 손해보험사는 702억원으로 79.1%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출이 전체 대출채권 규모에서 큰 비중은 아니지만 보험사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연체채권) 증가세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며 "아직 시장 불안감이 남아있지만, 정부의 상생금융이 전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대출금리는 계속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