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주민(朱民)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인해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의견을 냈다. 주민 부이사장은 29일 보아오포럼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매체 관찰자망이 30일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을 몰수하고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에서 배제시켜 달러 거래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의 금융제재를 시행했고, 이로 인해 글로벌 자본시장의 신뢰 원칙이 무너졌다"면서 "이는 전 세계인의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일정 부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발언했다.
이어 그는 "신뢰도에 변화가 생긴 지난 1년여간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달러를 회피해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면서 "또한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거래를 청산하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통계자료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 부이사장은 "위안화로 거래되는 비중도 올랐지만, 자본계정 개방이 이뤄지지 않아 위안화 직접 교환이 어려운 탓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며, 위안화로 지불되는 금액 역시 2.82%로 낮은 수준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위안화로 직접 결제를 희망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앙은행이 중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위안화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소개한 후 "사우디 중앙은행이 돈이 없어서 위안화 대출을 받았겠는가"라며 "위안화 금리가 달러 대비 낮은데다가 달러를 거치지 않고 위안화로 중국 상품을 직접 구매하면 환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고, 무역결제가 간소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가 진행되는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하지만 위안화 국제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8일 중국 국영 에너지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프랑스 토탈에너지로부터 UAE에서 생산된 LNG 6만5000톤을 위안화로 수입하는 거래가 처음으로 체결됐다
이어 29일에는 브라질이 중국과의 무역 및 투자결제에 달러가 아닌 브라질 헤일화 혹은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주민 전 IMF 부총재가 29일 보아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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