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절차·검찰 수사권 침해 여부 쟁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헌법재판소가 2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위헌 여부를 판단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법무부·검찰과 국민의힘이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국회는 지난해 4~5월 본회의를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선거·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축소하고 보완수사 범위를 줄이는 내용 등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뉴스핌]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2022.09.27 |
법무부·검찰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된 검사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한다며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입법 행위와 법안 모두 무효라는 주장이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권한 다툼이 발생했을 경우 헌재가 심판하는 제도다.
마찬가지로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전주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법안의 입법 절차를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포함시켜 법안을 의결했는데,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국회의장이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해 법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지난 7월과 9월 공개변론을 열고 법무부·검찰과 국민의힘, 국회 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당시 법무부·검찰은 "수사개시 검사와 기소검사 분리 규정은 헌법이 예정한 형사소추기관으로서 단독관청인 검사의 권한을 훼손하고, 헌법과 검찰청법 등에 따른 검찰총장의 지휘·감독체계에 반한다"며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박탈 규정 또한 기소 여부 결정을 판사와 동일한 자격을 갖는 검사가 아닌 비법률전문가인 경찰이 하도록 해 검사의 소추권과 수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무소속으로 제1교섭단체와 이외 교섭단체의 숫자를 맞춰 안건조정위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정당을 탈당한 민 의원을 조정위원으로 받아준 행위는 절차상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회는 "헌법상 영장 신청권자로 검사가 규정됐다고 주장하는데, 영장주의가 본질적 규정이지 검사에게 수사·소추권을 부여한 규정이 아니다"라며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지휘만 갖고 있어 권한쟁의심판 청구 당사자 적격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탈당과 당적 변경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직무를 행하는 헌법이 표방하는 자유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개인의 신념과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국가 이익, 공익 실현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맞섰다.
이날 헌재의 판단에 따라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해 일부라도 위헌 판단을 내릴 경우 법안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권한쟁의심판이 기각되면 법무부는 검찰 수사권을 되돌릴 근거를 잃게 된다.
법안 시행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일부 확보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은 시행령을 두고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라고 비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헌재가 일부 인용 혹은 기각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그간 입법 절차의 위헌성을 다퉜던 권한쟁의심판에서 법안 자체의 무효를 인정한 사례는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검수완박 법완이 무효화 될 가능성도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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