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신세계, 이사 보수 총액 100억→70억
첫 적자 낸 롯데하이마트도 총액 30억 줄여
"책임경영 지표일지는 실제 지급액 봐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유통기업 대부분이 이달에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총액을 줄인다. 각 기업의 총수들이 신년사에서 불확실한 경기 환경에 대비한 '위기관리'를 강조한 만큼, 통제 가능한 비용부터 줄이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 부문인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인 신세계를 비롯해 롯데 유통 계열사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인다.
성수동 이마트 본사 전경.[사진=이마트] |
이마트는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총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30억원 줄인다. 이사의 수는 11명으로 그대로 유지한 채 보수 총액만 줄이는 것이다.
작년 이마트는 30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는 소비침체로 인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유통)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침체에 따른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작년 최대 실적을 기록해 직원들에게 특별 격려금까지 지급했던 신세계도 이마트와 같은 폭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오는 23일 있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인다.
작년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롯데하이마트도 오는 27일 주총을 열고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총액은 기존 9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감소한다.
롯데 유통 계열사 중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롯데하이마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온라인 소비 증가 영향으로 인해 작년 52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다.
이처럼 이사 보수총액이 줄어든 데에는 퇴직금을 제외한 영향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에는 보수적으로 퇴직금을 포함해서 한도를 정했는데, 올해부터는 퇴직금을 제외한 보수 기준으로 산정한 것에 따른 (총액)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통기업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책임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보수 한도 총액을 줄이는 것보다 실제 지급액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회계학 박사는 "보수한도 총액이란 말그대로 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최대 총액'을 잡아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액이랑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사들이 위기에 대비해 책임경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실제로 보수를 얼마나 가져갈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