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소득대체율 '모수개혁' 제외
연금특위·자문위, 책임 회피 모양새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가 4개월여 간의 활동에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안 마련에 실패했다.
민간자문위는 보고서에 퇴직연금·공무원연금 등 전체 연금 체계를 유기적으로 손보는 구조개혁을 담겠다고 밝혔지만 민감한 핵심 사항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용하(왼쪽)·김연명 민간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3.01.03 leehs@newspim.com |
민간자문위는 2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중 연금특위에 제출할 보고서를 최종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연명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은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저희 자문위가 몇 달 동안 활동한 내용을 총 정리하는 자리"라며 "그동안 자문위가 발제하고 토론하고 협의한 내용을 정리해서 특위에 보고하기 위한 자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자문위 논의의 핵심 주제였던 소득대체율 및 보험료율 조정, 즉 모수개혁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는 보고서에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국민연금 보험요율을 9%에서 15%로 인상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회 연금특위 양당 간사들이 지난달 8일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보험요율 상승에 따라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반대 여론이 커지자 여야가 모두 정치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민간자문위는 연금특위 요청에 따라 구조개혁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김연명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조개혁인데 구조개혁이란 개념·컨센서스가 아직 없지 않느냐"며 "예를 들면 퇴직연금을 본격적으로 할거냐, 공무원연금을 본격적으로 할거냐 등에 대한 컨센서스를 먼저 하고 들어가야 하지 않느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김용하 공동위원장도 "구조개혁이라고 해서 모든 걸 한 번에 하기보단 구조개혁 중 가장 핵심 부분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그 부분이 정리되면 단계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이 안심하고 미래를 살도록 하는 청사진을 가능한 만드는 것. 이 자체가 구조개혁의 요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회 연금특위와 민간자문위 모두 모수개혁이란 '알맹이'를 회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러한 비판과 관련해 김연명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한 멘트는 민간위원장이 할 멘트는 넘어서는 것 같다"며 "특위 위원에 여쭤보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저희는 전문가로서 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객관적 입장에서 제공한단 차원"이라고 말했다.
연금특위 측은 애초부터 모수개혁이 아닌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연금특위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번에 자문위가 방향을 잘못 설정해서 구조개혁을 먼저 하고 (모수개혁을) 하는 게 맞다고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개혁을 하면서 (모수개혁을) 하는 게 맞는데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며 "자문위의 보고서에 구조개혁을 우선하는 게 맞다고 나오는 것 같다. 그럼 다시 기간을 가지고 (모수개혁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간자문위는 이달 중으로 일정을 잡아 연금특위에 보고서를 전달하고 향후 연금개혁 방안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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