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20년 마무리 계획 물건너 가...173억 중 올해 겨우 30억 확보
문화재청 "왕궁리 유적 반경에 포함...폭 넓히는 공사 대신 깊게 파라"
현지 주민들 "시급하지도 않은데 계획이 잘 못됐다"...익산시 "홍수우려"
[익산=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익산시의 '동면천 하천정비'가 국비로 계획했다가 지방사업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예산부족으로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문화재청의 공법 변경요구까지 겹쳐 장기간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25일 익산시에 따르면 동면천은 상류인 왕궁면 동촌리에서 하류인 왕궁면 평장리 부상천으로 합류되는 하천으로 하천기본계획의 홍수위보다 좁아 집중호우나 장마철에 농경지 침수가 우려되는 곳이다.
동명천 위치도[사진=전북도]2023.02.25 obliviate@newspim.com |
게다가 동면천 상류 인근에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들어서면서 배수불량으로 토양에 흡수돼야 할 표면수가 하천으로 쏠려 집중호우 시 하천이 넘치는 월류 발생이 우려된다.
이에따라 익산시는 집중호우 시 농경지 침수가 우려되는 동면천을 지방하천 종합정비계획상 우선 순위사업으로 정해 3.05㎞구간에 제방축조 및 보축, 교량 7개소 재가설을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토부의 동면천을 포함한 '만경강 하류지역권 하천정비 기본계획'수립이 늦어졌고, 지난 2020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지방이양사업으로 이관되면서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동면천 하천정비사업은 154억8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지자체가 추진하기엔 버거운 실정이었다.
익산시는 겨우 국비협의 등을 진행해 '지방이양' 시행전 사업의 경우 국비를 보조하겠다는 승인을 얻어 총사업비 173억원 가운데 올해 국·도비 21억원 등 30억원을 확보했다.
익산시는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4~13m에 불과한 동면천 상류지역을 8~18m 폭으로, 하류지역을 10.4~18.8m에서 20~24m 폭으로로 하천기본계획에 맞춰 확장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문화재청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문화재청은 왕궁리 유적 절터인 익산제석사지 500m 반경이 동면천 하천정비 구간에 해당됨에 따라 유물출토와 문화재 훼손을 우려 하천 폭을 확장하지 말고 깊게 파는 공법을 요구했다.
[익산=뉴스핌] 홍재희 기자 = 동명천 공사안내가 내걸렸지만 현재 공사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2023.02.25 obliviate@newspim.com |
이에대해 익산시는 "공법 상 무리한 요구여서 개선 대책마련이 힘든 상황이다"며 문화재청 재심의 여부를 기다리며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하천 확장을 위해 농지수용을 진행했지만 총 145필지 중 농어촌공사 토지를 제한 20필지의 경우 토지주의 반발과 상속문제 등으로 수용절차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처럼 수년간 공사가 늦어지자 동면마을 주민들은 "지난 7~8년 동안 농경지 침수피해가 없었다"면서 "시급하지도 않은 공사를 제대로 계획하지 않은 채 진행하면서 몇 년 동안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방이양사업으로 변경되면서 예산확보가 어려워졌다"면서 "우선 상류부터 공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익산=뉴스핌] 홍재희 기자 = 사진에서 보이는 동명천 좌측(상류)에 식품크러스터 산단이 위치해 있어 집중호우시 지표수 유입으로 범람이 우려된다.2023.02.25 obliviat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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