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오픈페이, 삼성·현대카드 참여 아직...범용성↓
애플페이 도입·네이버페이-삼성페이 협업에 경쟁력↓
"각 카드사별 오픈페이 활성화 및 전략 고도화 필요"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페이대전'에 불이 붙었다. 신용카드사도 이에 맞서 오픈페이 구축을 위해 야심차게 나섰지만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시장 내 큰 손에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카드업계는 올해까지 오픈페이 온라인 결제 확대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확대로 향후 페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초반 선점하면서 제공할 예정인 가운데 카드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빅테크들의 결제시장 침공에 오픈페이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페이시장 내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내놓은 온라인 결제 확대가 대안이 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오픈페이는 한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도 연결해 쓸 수 있는 상호연동 서비스다. 작년 12월 말 신한‧국민‧하나카드가 공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 19일 롯데카드도 오픈페이 서비스 '로카페이'를 출시했다. BC카드는 3월, 우리카드는 6월 중 서비스를 개시하고 NH농협카드는 하반기부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예정이다.
[자료=KB국민카드] |
하지만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오픈페이 참여가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카드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참여 여부를 검토 계획하고 있고, 현대카드는 참여 의사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 2위와 4위 카드사의 오픈페이 참여 없이는 오픈페이가 추진하는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의 범용화가 어렵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의 입지는 크지 않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간편결제 시장의 카드사 등 금융사의 시장 점유율은 27.6%에 불과하다. 여기에 애플페이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장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 있다.
기존 페이 시장의 협업과 다양한 산업의 간편 결제 시장 진출도 간편 결제 시장 점유율을 흔들 수 있는 요소다. 지난 20일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는 전략적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오프라인‧온라인 간편 결제 시장 강자가 맞손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가 내놓은 현대페이까지 가세하면서 온라인 결제 확대가 소비자의 신용카드 결제 채널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앱 활성화 측면에서 카드사 플랫폼 채널 이탈을 막는 중요한 수단인데 (오픈페이를) 출범한 카드사도 아직 많지 않아 효용성을 논의하기에 힘들다"며 "결제 편의성도 중요한데 온‧오프라인 결제와 더불어 다른 플랫폼처럼 관련 연계 서비스도 없어 시장 반응이 좋다고 하기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반기 오픈페이 온라인 결제 서비스 제공이 끝나면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각 카드사가 자사 카드 앱 활성화 정책과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공생 관계가 아닌데 공통의 니즈로 모바일 결제 활성화 측면에서 오픈페이가 만들어졌다"며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도입이 끝나면 이후 각 카드사들이 카드앱 활성화와 플랫폼 서비스 확대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일 요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