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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같이 일하는데 수평 호칭, 쉽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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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구조 문화 탈피...중간관리급 노력 절실
실무진이 적극 사용해 문화 혁신 앞장서야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부장님 이상 직급을 ㅇㅇ님이라고 부르는 건 오히려 쉽습니다. 하지만 같이 현장에서 뛰고 있는 과장, 대리님께 ㅇㅇ님 호칭을 사용하는 건 아직 한국 정서상 쉽진 않네요".

수평 호칭 사용을 권장하는 국내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한 말단 사원은 이같이 말하며 수평 호칭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지민 산업부 기자

최근 삼성전자는 열린 소통 문화를 만들기 위해 수평 호칭 제도를 기존 직원 수준에서 경영진과 임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장, 팀장 직책 대신 영어이름을 부르거나 한글이름에 님을 붙여 부르는 방식이다. 팀장님, 그룹장님, 파트장님 호칭이 사라지고 ㅇㅇ님으로 통일한다는 취지다.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보다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수평적 구조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수평호칭 도입을 고려 중이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다수 기업들이 수평 호칭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수평 문화 확산을 위한 수평 호칭 도입은 매우 고무적이다. 불필요한 규칙을 버리고, 세대에 구애받지 않고 호칭을 일원화해 보다 빠르게 업무를 처리해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어서다.

다만 현장에서의 적용이 문제다.

MZ세대 사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현장에서 마주치기 어려운 부장급 이상이나 임워진들을 부를 땐 영어 이니셜을 섞어 수평 호칭을 사용하기 쉽지만 막상 일을 같이하는 과장님에게 이름을 섞어 'ㅇㅇ님'이라고 부르는 건 도통 쉬운 일이 아니어서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교수는 "한국이 아직 사회문화적으로 나이든 사람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에 대해 상호 불편해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평등한 문화를 만들고 슬림한 조직으로 변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시장 환경이나 경제·기술 환경 변화에 따라 빨리 바뀌어야 하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하구조를 강조하는 사회 문화에서 벗어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중간관리급에서 솔선수범해 수평 호칭 문화에 스며들 때다. 기업에서 출발해 사회 전반에서 평등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실무진부터 수평 호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catch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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