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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김진표의 이유 있는 베트남·인니 순방…"한국 새 활로는 아세안"

기사입력 : 2023년01월22일 07:00

최종수정 : 2023년01월22일 07:00

베트남 6박7일·인니 2박 3일 공식 방문
"지금은 국제질서 재편기이자 격변기" 강조
경제부총리 출신…한-아세안으로 활로 찾기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의 새해 첫 의회외교 선택지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였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줄곧 유럽과 아프리카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12일부터 20일까지 동남아시아행을 택했다.

이는 미중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한-아세안(ASEAN) 관계로 활로를 찾으려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 의장은 지난해 취임 후 수차례 "지금은 국제질서 재편기이자 격변기로, 국가핵심산업 보호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외교에 총력을 다 할 시기"라며 "동맹외교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정부와 역할을 분담해 의회가 공공외교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하노이=뉴스핌] 고홍주 기자 = 베트남을 방문한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7일 하노이 총리실에서 팜 밍 찡 베트남 총리를 만나 회담을 나눴다. 2023.01.18 adelante@newspim.com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우리나라 3대 교역국 된 베트남…초청 1달 뒤 곧바로 방문

특히 이번 순방의 첫 방문지가 베트남이라는 점은 모두의 관심을 모았다. 며칠 전 사임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전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방한해 김 의장에게 방문을 제안한 지 불과 1달 만에 이뤄진 공식 방문이라 더욱 그렇다. 통상 국회를 방문하는 외교사절들이 관례적으로 답방을 제안하지만, 곧바로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 배경에는 달라진 베트남의 달라진 국내 위상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3대 교역대상국인 동시에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한국의 제1투자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해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김 의장이 아세안, 특히 베트남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본인도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전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김 의장은 권력서열 1·3·4위와 연속회담을 하면서 종전의 경제협력을 넘어 해양안보·방산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베트남 측 입장을 이끌어냈다.

특히 팜 밍 찡 총리와는 예정된 회담 시간을 훌쩍 넘겨 얘기를 나눴다. 찡 총리가 김 의장의 제안과 건의에 이례적으로 하나하나 다 답변하면서 회담이 길어졌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특히 해상안보에 관해 양국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김 의장은 자신처럼 베트남의 경제부총리를 지낸 브엉 딩 후에 국회의장에게는 "재임기간이 달라 경제부총리로 함께 일할 기회는 놓쳤지만, 국회의장으로 함께 일할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국회간 우정과 신뢰가 앞으로도 함께 동행할 만리길을 더욱 향기롭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또 호치민시·닝빙성·하이퐁시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중앙 정부뿐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의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 판 반 마이 호치민시 인민위원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를 표명해달라는 김 의장에게 "호치민시는 정신적으로 매우 지지하는 것뿐 아니라 엑스포에 참가할 수 있다면 적극 참가하겠다"며 "현재 호치민시가 한국의 7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한국을 지지하는 것은 호치민시의 책임일 뿐 아니라 정서이기도 하다"고 긍정적으로 답해 우리 측 관계자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울러 한-베트남 과학기술 협력 상징인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 준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VKIST 준공식 참석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고.

그는 "한국의 KIST가 과학기술 기반 확립을 통해 반 세기 만에 한국의 산업화를 이루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처럼 VKIST가 베트남이 '현대화 된 산업국가'를 건설하는 데 일등공신이 되어달라"고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자카르타=뉴스핌] 고홍주 기자 =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지난 18일 면담했다. 2023.01.19 adelante@newspim.com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 자원·방산 협력 커지는 인니…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깜짝 만남

베트남에서 6박 7일을 보낸 김 의장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는 나라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도 했다.

특히 전기차·배터리 등을 핵심 산업으로 보유한 우리나라로서는 자원 공급망 협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나라다. 지난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고, 현대자동차가 자카르타 인근에 재생에너지로만 가동되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2021년 12월부터 최초의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 아이오닉5 등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효율화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법인을 설립, 2024년부터 배터리 양산에도 들어간다.

김 의장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다. 김 의장은 조코위 대통령와 자원·국방 및 방산 분야 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 특히 한-아세안 FTA보다 높은 개방 수준인 인도네시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가 올해 1월 1일로 정식 발효된 만큼, 양국의 경제 교역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다.

푸안 마라하니 하원의장과 의회 차원의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올 5월 말 제주도에서 열릴 '제주포럼'에 푸안 의장을 정식으로 초대했다. 제주포럼은 2001년 출범한 국제 협력 방안 모색 행사인데, 이번에는 한-아세안 회원국 의회 간 협력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중요한 해다.

일종의 상·하원 협의체로, 헌법 개정 권한 등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의 정치기구인 국민평의회장인 밤방 수사티요 의장을 만나서는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에 한국 기업의 참여 지원을 요청했다.

그런가 하면 김 의장은 우리나라 수출 주역인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현지 공장을 잇따라 방문해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에 양국 교민들과 만나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 한-아세안 관계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는 만큼 교민 지원을 위해 귀국 후 재외동포청 설치와 재외동포기본법 제정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1.11 leehs@newspim.com

◆ 김진표는 누구?…금융실명제 만든 대표적인 '경제통'

김 의장은 2004년 제17대 총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지난해 7월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1974년 행정고시 합격 후 재경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김영삼 정부에서 실무 책임자로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를 만들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고,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여야를 넘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명망이 높다.

김 의장은 정계에 입문해서도 꾸준히 경제 관련 정책을 주도해왔다. 특히 부동산 세제 완화나 공급 확대 등을 주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책 기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이 때문에 그를 민주당 내 보수세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국회의장에 선출된 후에도 여야 대치 상황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중재를 해왔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예산안 협상이다. 법정처리시한과 헌정사상 초유의 정기국회 내 처리 실패를 맞은 상황에서도 여야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자, 세제 전문가인 김 의장이 직접 나서 중재안을 만들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50% 삭감하는 중재안과 법인세 과세표준 전구간 1%P 인하하는 중재안을 만들어 합의를 이끌어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개·비공개 회동을 20여 차례 주재했고, 두 사람을 직접 의장 공관에 초청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1차·2차·3차 중재안을 직접 '세법 3종세트' 등을 제시하면서 세제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신년이 되면서는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비롯한 개헌을 본격 화두로 던지면서 정개개편 신호탄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11일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는 우리 정치를 새롭게 하는 '창신의 해'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갈등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진영정치, 팬덤정치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정치개혁 추진의 의지를 드러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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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종 이전' 다시 수면위로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 이전 문제가 관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종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이나 '청와대 복귀론'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이전은 출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을 밀어붙이면서 예산, 안보 등과 관련한 잡음은 지속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 뒤로 용산 이전을 강행했다. 그는 탈권위주의와 대국민 소통을 이유로 들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이전에 총 496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했지만 야당에서는 애초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금액보다 많은 국민 혈세를 끌어다 썼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더해 용산 이전과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 및 최근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개입 의혹까지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참여연대가 지난 2023년 2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대통령실⋅관저의 이전과 비용 등의 불법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 일부 기각 및 각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2.02 pangbin@newspim.com ◆야권 대선 주자들 "대통령실 세종 이전해야" 야권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담을 수 있는 세종시가 최적지라는 것이다. 먼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용산 이전'을 언급하며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부처가 있는 세종에서 업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세종시에 대한 노무현의 꿈'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대통령실 완전 세종 이전을 제안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며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경남지사는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김 경기지사, 김 전 경남지사와 이 전 강원지사 모두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청사. [사진= 뉴스핌 DB] ◆"청와대는 이미 문화공관…복귀 힘들 듯"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대통령실 이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처럼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그 상징을 옮기는 바람에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출범 당시부터 무너지고 야당에 깔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미 전시·관람 등이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 국민들에게 개방된 상황이다. 보안 측면에서 봐도 대통령실을 청와대로 복귀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parksj@newspim.com 2025-03-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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