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000명에 지급...1인당 1800만원 수준 예상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가 11년 간 끌어온 통상임금 소송을 마무리했다. 이에 밀린 임금을 받게 될 직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12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사 양측 모두 통상임금 소송 관련 부산고법 조정안에 대한 동의서(이의 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먼저 노조 측이 지난 9일 임시대의원회를 열고 법원 조정안을 만장 일치로 통과시킨 뒤 법원에 이의 포기서를 제출했고 사측도 이날 이의 포기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12년부터 이어져온 통상임금 소송이 마무리됐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법원 조정안에 따라 사측은 오는 4월부터 직원과 퇴직자들에게 미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 미지급금 규모는 총 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6300억원에 미지급금액에 대한 연이자 5%가 붙은 금액이다.
지급 대상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2018년 5월 31일까지 근무한 이들로 3만8000명에 달한다. 1인당 지급액을 단순 계산하면 평균 1800만원 수준이다.
실제적인 지급액은 연장근무 여부, 근무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무직보다 기술직(생산직)이 연장근무 시간이 더 많아 금액도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노동자 측이 승소했던 1심 판결 당시 소송 당사자 10인을 대상으로 법원이 인정했던 금액은 법정수당, 퇴직금, 성과금, 격려금, 하기 휴가비 등을 모두 포함해 5000만∼6000만원대가 대부분이었다.
사측은 오는 4월부터 미지급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대상자들 임금 정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021년 12월 대법 판결 이후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충당금을 설정해 통상임금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미지급금 지급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장기간 이어진 통상임금 소송을 조속히 매듭짓고 발전적, 미래지향적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은 지난 2012년 노동자 10명이 전체 3만여 명을 대표해 회사를 상대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 차액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현대중공업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대중공업은 2개월마다 100%씩 총 600%에 연말 100%, 설·추석 명절 50%씩을 더해 모두 800%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1심 재판부는 800% 전부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지만 2심은 명절 상여금이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노동자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에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며 700%만을 인정했다.
결국 대법원은 지난 2021년 12월 사측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인 노동자들 승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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