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운용계획지원단 12월 연구 발표
실업급여 수급 요건 7→10개월 조정 제안
고용부 "실업급여·고용보험 개편 계획없어"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 60% 정도로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상한액과 큰 차이 없다보니 실업급여 수급자의 구직 노력 감소와 반복수급 등 오남용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업급여 반복수급을 막기 위해 액수와 수급 요건을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6일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지원단'은 지난해 12월 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3년 최저임금을 반영한 현재 실업급여 일 하한액은 6만1560원이며, 일 상한액은 6만6000원이다. 상·하한액의 차이가 약 4000원에 불과하다.
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금액이 크다보니 실업급여 제도를 오·남용하는 경우가 잦은 상황이다. 고용부의 실업급여 부정수급 기획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사업주 공모형 및 브로커 개입형 등으로 적발된 인원은 199명, 적발액은 39억8500만원에 달한다. 매년 3회 이상 실업급여 수급자는 전체 수급자의 5%대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1.14 mironj19@newspim.com |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한액과 상한액간 격차는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실업급여 하한액은 OECD 국가 대비 최상위다.
상황이 이렇자 지원단은 보고서에서 현재 최저임금의 80% 수준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작년 기준 116만원)으로 조정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실업급여는 평균임금의 60%로 산출한다. 전일제 근로를 하는 최저임금 취업자의 실업급여액에 60%를 적용하면 115만원 정도가 나온다.
이는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과 유사하기 때문에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60%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원단은 실업급여의 최소 수급 요건을 현행 7개월에서 10개월로 늘려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현재로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이 짧아 반복적인 수급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지원단 조언에 따라 실업급여 하한액을 없애거나 낮출 경우 고용보험기금 안정이 예상된다. 다만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아직 계획 수립이나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5년 동안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하는 등 오남용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 개편 방안에 대해선 이야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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