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자율주행, 특정 상황 운전자 개입
전후좌우, 천장까지 온통 '창'
급정거 등 '승차감'은 풀어야 할 문제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한 청계천 자율주행버스는 상암 자율주행택시와 달리 '파노라마 창' 등 자율주행을 위해 맞춤 제작된 차량이었다. 승차감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발전,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게 뭐야?" 24일 오후 시민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는 곳에는 생전 처음 보는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의 중형 차량이 보였다. 전면이 창으로 돼 안쪽이 훤히 보이는 이 차는 소리 없이 청계광장에 위치한 자율주행버스 정류장 앞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모습 2022.11.24 mrnobody@newspim.com |
◆ 전면이 창으로 된 버스...핸들이 '저절로' 움직여
이날 오전 서울시는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운행 선포식'을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자율주행 사업 관련자들의 축사가 있었고 이후 관련자들 대상 시승식이 진행 중이었다.
차량에 올라타자 차량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안내음성이 흘러나왔다. 차량 내부는 '단순'하면서 '투명'했다. 운전석을 포함해 총 8개의 좌석과 운전석 위에 주행 상황을 나타내는 큰 스크린과 정면에 작은 스크린 3개가 놓여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전후좌우뿐만 아니라 천장까지 '창'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었다. 차량 면적의 약 70% 정도가 창으로 구성돼 있어 주변 풍광이 더욱 눈에 잘 들어와 시원한 느낌을 줬다.
각 좌석마다 설치돼 있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아 있었지만 그의 손과 발은 핸들과 악셀로부터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운행 지역이 좁은 2차선에 사람, 자전거 등 돌발 변수가 많은 터라 속력은 15km 내외를 유지했다. 청계천 자율주행버스의 운행구간은 총 3.4km로 청계광장~세운상가~청계광장을 순환하는 노선이다.
버스는 10여분간 큰 문제없이 주행했다. 사람이 운전하듯이 앞에 차량이 서면 그에 맞춰 속도를 줄이고, 앞차가 멈춰서거나 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이를 피해 차선을 변경했다.
차량에는 카메라 12대와 레이더 6개(전면 3개, 후면3개)가 설치돼 있어 사각지대 없이 전방위적인 물체 인식이 가능하다. 아울러 안전벨트 자동인식, 승객 끼임 자동방지 기술 등도 적용돼 승객 안전을 확보한다.
◆ 사람보다 '예측범위' 좁아, 급정거 승차감 해쳐
단 하차 시 또는 공사 구간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청계광장 주변 등에서는 운전자가 수동으로 운전을 한다. 자율주행차 업체 '42dot' 관계자는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시와 협의해서 수동 운전을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자율주행을 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운행 시작 20여분부터 여전히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로 '예측성' 부분이다. 일정거리 밖에서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오자 이를 인식한 차량이 급정거를 했고 승객들의 몸은 앞뒤로 마구 흔들렸다. 사람이었으면 더 넓은 시야와 경험을 기반으로 부드럽게 대처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후에도 무단횡단을 시도하려는 사람, 차량 가까이 붙어 주행하는 오토바이를 마주쳤을 때도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멀미가 날 정도로 흔들림이 심했다. 특히 오토바이 운전자가 갑자기 도로 쪽으로 하차했을 때에는 버스 운전자가 급하게 수동으로 운전해 비켜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42dot 관계자는 "청계천 코스가 워낙 돌발 변수가 많은 어려운 코스다. 그래서 이 코스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며 "이번 공식 운행을 통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쌓게 되면 이런 급정거 문제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는 오는 25일 2대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12일부터는 1대를 추가해 총 3대를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탑승 정류소는 청계광장남측(흥인지문방향), 세운상가 앞(청계광장방향) 2곳이다.
아울러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자율차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동안 무료 탑승을 진행한다. 자율차 이용은 서울 자율주행 전용 스마트폰 앱(TAP!)을 통해 가능하다.
Mrnobo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