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부자재 올라…4년 만에 커피값 높인 이디야
3000여 명 가까운 가맹점주 편의 고려해 설문조사
"의견 모으긴 어렵지만, 상생 노력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4년간 가격을 동결했던 이디야커피가 커피 가격을 올린다. 이디야커피는 중간에 잡음은 있었으나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모아 상생경영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한다.
17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직영점은 다음 주부터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 이후 전국 가맹점으로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음료 90종 중 57종을 200원에서 700원 사이로 올리는 안이다.
고물가 상황에서 커피 브랜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연초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커피 가격을 올렸다. 저가 브랜드의 대명사인 메가커피도 지난 6월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이디야커피는 2018년부터 가격을 동결해 왔다. 그러나 이디야 관계자는 원두 가격, 원부자재 등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오는 24일부터 전국 카페에서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제한되면서 시행규칙을 따라야 한 상황도 비용이 들었다. 인건비까지 겹쳐 복합적인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다.
[사진=이디야커피] |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주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3000여 개 가맹점 중에서도 86%가 설문조사에 참여했고, 65%가 인상안에 찬성했다. 과반수의 가맹점주들이 사안에 동의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 인상안은 지난달 나왔지만 당시 가맹점주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려 보류했다. 점주들의 의견을 모아보고자 지난주 설문조사를 거쳐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
이디야커피는 전 과정을 철저하게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본사의 개입을 배제하기 위해 외부 업체를 이용했다. 메시지 전송 및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점주들에게 인상안을 안내하면서도, 슈퍼바이저를 통해 구두로 안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국 3000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 수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독려하며 높은 참여율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이디야커피가 2875개로 가장 많았고 투썸플레이스가 1218개, 메가엠지씨커피 1184개로 그 뒤를 이었다.
가격 인상안에도 상생경영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수요가 많은 아메리카노의 경우 용량을 키우고 샷을 추가하지만, 가격은 동결한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모든 점주분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란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며 "나름 상생을 한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 점주협의회가 있는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은 중대한 변화인 만큼 절차를 밟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가를 올릴 경우 점주들에게만 부담이 가기 때문에 설명을 하고 자료를 받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며 "점주들도 회사가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들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디야커피는 프랜차이즈 점주협의회가 마련돼 있다.
이디야커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2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35%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4년간 가격을 동결하며 중저가 브랜드로서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hell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