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요계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감성과 문화를 일컫는 Y2K 감성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성시경과 테이, 윤하 등 당시 활발히 활동했던 가수들이 아이돌의 강세 속에서 역주행으로 가요계를 물들이고 있다.
◆ 성시경·테이·윤하…역주행부터 리메이크까지
최근 국내 음원차트를 보면 4세대 아이돌 강세 속에서 굳건히 자리한 가수들이 있다. 바로 200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테이, 윤하, 성시경이다. 특히 윤하와 성시경은 역주행으로, 테이는 리메이크 곡으로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윤하 [사진=C9엔터테인먼트] 2022.11.15 alice09@newspim.com |
먼저 윤하는 올해 3월 발표한 정규 6집 리패키지 '엔디 시어리 파이널 에디션(END THEORY : Final Edition)'의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으로 가을을 제대로 물들이고 있다. 해당 곡은 발매한지 반년이 지나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건의 지평선'은 지난달 4일 멜론차트 톱 100 진입을 시작으로 23일 톱10에 진입했고 지난 7일에는 멜론과 지니뮤직 등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곡은 멜론 10월 다섯째 주(10월 31일~11월 6일 집계) 주간차트에서 4계단 상승한 2위를 차지했으며, 둘째 주에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니뮤직에서는 10월 넷째 주 2위에 오른 후 다섯 째주부터 11월 첫째 주까지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해당 곡은 대학 축제와 뮤직 페스티벌에서 입소문을 탔다. 윤하 노래 중 큰 사랑을 받은 '비밀번호 486'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자 2030 세대들은 '사건의 지평선'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차트 상위권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테이 [사진=FUN한엔터테인먼트] 2022.11.15 alice09@newspim.com |
성시경 역시 추운 가을이 오자 발라드로 차트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 '너의 모든 순간'이 다시금 차트에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곡은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에서는 5계단 하락한 47위(15일 오후 3시 기준)을, 멜론차트에서는 33위로 르세라핌, 싸이, 임영웅 등의 인기곡을 제치고 선전하고 있다.
지난 9월 버즈의 '모놀로그'를 리메이크한 테이도 차트에서 장기간 사랑받고 있다. 원곡은 2000년대 중반 노래방에서 남성들의 애창곡으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만큼 테이의 보컬로 새롭게 해석된 '모놀로그'는 발매와 동시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써클차트의 디지털 차트 10월 마지막주(10월 30일~11월 5일 집계)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윤하, 테이, 성시경의 곡 [사진=써클차트 캡처] 2022.11.15 alice09@newspim.com |
테이의 '모놀로그'는 멜론 실시간 차트 9위, 지니뮤직 14위를 기록했다. 멜론의 11월 둘째 주 주간차트에서는 1계단 사승한 9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니에서는 10위에 랭크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Y2K 감성…"추억과 신선함 동시에 자극"
가요계에서 4세대 아이돌인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아이브, 뉴진스와 블랙핑크가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0년대 활발히 활동한 가수들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신곡이 아닌 리메이크 곡과 발매한지 꽤 된 노래로 역주행을 하면서 MZ세대들의 Y2K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 음원을 계속해서 발매하고 있다. 빅마마 이영현은 지난 10월 얀의 '그래서 그대는' 리메이크 음원을 발매했으며 에이핑크 정은지는 데뷔 후 첫 리메이크 앨범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성시경 연말 콘서트 포스터 [사진=에스이십칠] 2022.11.01 alice09@newspim.com |
또 2000년대 개봉한 김하늘·유지태 주연의 '동감'이 새롭게 리메이크 되면서 그 OST들도 리메이크돼 발매되고 있다. 윤하는 김광진의 '편지'를, 황치열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새롭게 편곡해 발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에 열을 올리며 당시 감성을 MZ세대들에게 새롭게 전하고 있다. 이에 한 가요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음악을 즐겨 들었던 대중이 이제는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한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M세대들에게 리메이크 곡의 경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Z세대들은 몰랐던 곡을 알게 되고 그 당시의 감성을 신선하게 느끼는 경향이 크다"라며 "최근 탑골가요 등 많은 매체에서 과거 노래가 재조명도 됐기 때문에 리메이크 곡이 신곡보다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확률이 크기에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택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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