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로서 참사에 책임감…정치적 장삿속 채우는 건 반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무엇보다 신속한 수사가 관건인 대형 참사 사건의 수사에서 특검이 초동 수사 단계부터 수사하는 건 진실 규명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장관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현 제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진실을 규명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되기로 한 제400회국회(정기회) 제5차 법제사법위원회가 여야의 현안 질의 갈등으로 열리지 않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2.11.02 pangbin@newspim.com |
그러면서 "대형 참사 사건의 수사는 신속성이 다른 사건들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목격자 진술의 휘발성이 크고 기억이 시간에 따라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잘 아시다시피 유일한 상설특검이었던 세월호 특검의 경우 국회 의결 시부터 다섯 달이 걸렸다"며 "이런 대형 참사 사건의 초동 수사를 특검이 맡는 것은 진실을 규명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한 장관은 "저도 특검 수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데 특검 수사 논의가 초동수사 단계부터 올라가면 기존의 수사팀 입장에서는 수사를 계속 진전하는 게 아니라 탈 없이 특검으로 넘기는 쪽에 집중하게 된다"며 "그렇게 될 경우 정확한 진실규명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런 면에서 현 제도하에서는 경찰이 여론의 감시하에 신속한 수사를 하고, (검찰에) 송치가 되면 검찰이 정교하게 전부 다 다시 수사하는 것"이라며 "경찰도 지금 말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수사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참사 당시 경찰이 마약 범죄 단속에 집중하느라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공직자로서 이 참사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렇지만 이런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적 장삿속을 채우거나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건 이 비극적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 애도하는 국민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데 대해 한 장관은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실 부분이 있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제가 말씀드릴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