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회견..."정례회·행정사무감사서 제역할 할 것"
리더십 의심 목소리 높아져...의회 기능 회복 의구심 여전
[대전=뉴스핌] 김수진·오종원 기자 = 이상래 대전시의장이 집행부 견제 역할을 충실히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앞으로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만에 이상래 의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시의회 안팎에서 들려오는 상황에서 이 의장이 비판 여론을 과연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래 의장은 13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를 '거수기 역할'로 보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입을 열었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이상래 대전시의장이 13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2.10.13 jongwon3454@newspim.com |
이 의장은 "집행부가 출범 후 4년간의 시정방향을 설정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운영방향이 맞게 설정되는지 의회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장은 "다가오는 정례회와 행정사무감사에서 외부적 시각으로 활동하며 그간의 미흡하게 평가받았던 의정활동을 만회하겠다"며 "특히 내년 본예산에 대해 의원들에게 면밀히 이를 살펴볼 것을 주문했는데 낭비 요소를 밝혀내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정책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상래 의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이 의장은 민선8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집행부 정책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견제 기능 강화 방안은 거론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달 이 의장은 회기 중임에도 이장우 시장과 함께 해외도시 순방에 나서면서 '의장으로서 무책임하다'고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의장은 '집행부가 시정 운영을 맞게 설정하는지 검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시의회는 무얼 했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난 100일 간 집행부가 시정운영 방향을 바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의장으로써 목소리를 냈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선8기가 '100대 핵심과제'를 설정하고 대전 4년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시의회의 역할은 미미했다. 일부 시의원들이 '지역화폐' '시민참여예산' 등 집행부 정책에 대해 개별적으로 비판했지만 이를 시의회 차원에서 제대로 다루지는 못했다.
그러다보니 의회 내외부에서 이상래 의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의장이 대전시의회 의장으로서 시의원들과 융합하지도, 조직을 이끌어가지도 못한 채 집행부에만 끌려다닌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이상래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자회견을 대전관광공사 사장 임용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같은 날,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진행한데다 기자회견도 준비된 기자회견문 낭독과 몇 가지 질의응답으로 진행되며 고작 20여분만에 빠르게 끝냈다. 기자회견을 '요식행위'로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수 밖에 없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한 시간 가량 민선8기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언론과 진지하게 답변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한 시의회 관계자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본인 생각을 편하게 전달하려 한 것 같다"면서도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시의회 방향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심도있게 논의하지 못한 모습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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