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로 내리려는 연준 "미션임파서블"
"주식 최대한 덜어내고 현금 늘려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 '닥터둠'이란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심각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며, S&P500지수는 최대 40%까지 떨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루비니 교수는 20일(현지시각) 한 인터뷰에서 평범한 수준의 침체가 발생하면 S&P500지수는 30%까지 빠지겠지만 이번에는 심각한 경착륙이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낙폭은 4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 [출처=루비니 웹사이트] |
그는 얕은 수준의 미국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사람들은 기업과 정부의 대규모 부채 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가 올라 부채 상환 비율이 급증하면 "많은 좀비 기관 및 가계, 기업, 은행, 그림자은행, 심지어는 좀비 국가까지 죽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세장과 약세장 상관 없이 글로벌 부채 수준이 증시를 끌어 내린다는 일관된 주장을 펼쳐 온 루비니 교수는 경착륙 없이 물가 수준을 2%목표대로 끌어 내리겠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계획은 "미션 임파서블"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21일 발표될 연준의 금리 인상폭은 75bp(1bp=0.01%p)가 될 것이며, 오는 11월과 12월에는 각각 50bp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연방기금 금리 수준은 연말 4~4.25%로 오르게 된다.
그는 임금 및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것이며, 기준금리는 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 등이 비용 상승 및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장기간 낮은 성장률과 실업률 상승을 감수하겠다는 연준의 계획은 점점 더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단 전 세계가 침체에 빠지면 이미 부채 수준이 막대해져 총알이 소진된 각국 정부가 재정 부양책을 추가로 꺼내기 어렵고, 재정 부양을 쓴다 하더라도 그만큼 총 수요를 과열시킬 위험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루비니 교수는 지난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동시 발생)이 나타나고 대규모 부채 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하면서 "짧고 얕은 침체가 아닌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는 추한 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발생할 이번 경기 침체가 공급망 충격과 금융 시스템의 부담 정도에 따라 내년 내도록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덜어내고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