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주된 원인이 자녀 양육비와 내 집 마련 부담에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출산율이 지난해 세계 최저 수준을 경신했고 오는 2100년까지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며 "심지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조차 한국의 저출산 상황이 지독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블룸버그통신의 한국의 저출산 문제 관련 기사 내용 캡처. [사진=블룸버그] |
윤석열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 재난으로 규정, 출산지원금을 대폭 올릴 방침이지만 자녀 계획을 가진 여성의 입장에서 임시 지원금은 십 수 년간 자녀 양육이라는 근본적인 우려를 해소하진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우선 한국에서 자녀를 낳는 것은 그 어떤 선진국들보다 비싼 값을 치른다. 특히 한국 부모는 자녀의 미래에 투자하는 비용이 상당한데 블룸버그는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자료를 인용, 0~24세까지 한국 부모가 자녀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6.2년치 평균 연봉에 맞먹는다고 소개했다. 이는 연구소가 조사한 국가 중 최고치이며, 이 중 사교육비에 드는 비용이 42%나 차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매체는 신한은행의 보고서를 인용, 2021년 한국 가정의 평균 자녀 교육비는 6000달러(약 837만원)였고 상당 부분이 학원(hagwon) 지출이었다고 설명했다.
자녀 교육비 이전에 가장 큰 지출은 가족이 함께 살 집 마련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한국 통계청과 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평균 집값은 18년치 평균 연봉에 달하는데 이는 10년 전 10년치 연봉에서 급등한 추산치다.
최근 수 년간 저금리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시장 정책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서울 평균 집값이 10년치 연봉 수준이었던 때 가임 여성 1명 당 합계출산율은 1을 넘었다면, 2022년 현재는 0.75로 집값이 상승할수록 합계출산율은 떨어지는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다른 부수적인 요인들 중 하나는 한국 여성의 높은 경력단절률이다. 블룸버그는 "25~39세 한국 여성의 경력단절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며 "아마도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범유럽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CEPR)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집안일과 장보기와 같은 비급여 활동을 남성의 4.4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국가 중 일본과 터키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점차 감소하는 신혼 부부도 문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약 19만2500쌍이 결혼했는데 이는 10년 전 보다 42% 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끝으로 블룸버그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 자료를 인용해 자녀가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기회를 제한하고 재정적으로 부담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어느 선진국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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