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컨설팅서 분리매각 진단받아"
구체적 방안 놓고선 6년째 공회전
정치권 "최종 보고서 발표 후 토론회"
[편집자] 조선업 호황기에도 대우조선해양 홀로 웃지 못 하고 있습니다. 하청업체 파업 사태를 매듭짓자마자 이번엔 경영 정상화 방안을 놓고 연일 시끄러운 분위기입니다. 분리매각론이 재점화된 가운데 통매각 또는 독자 생존 불씨도 아직 꺼지진 않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설을 둘러싼 궁금증을 샅샅이 점검해 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외부 경영 컨설팅 결과 대우조선해양 분리매각 진단을 받은 게 사실이다. 분리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18일 이같이 언급하며 대우조선해양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발표한다. 이미 윤곽은 잡혔다. 산업은행은 지난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독자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며, 통매각이 어려운 만큼 분리매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초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 만나 "대우조선해양 독자 생존이 가당키나 하냐"며 "(산업은행이) 계속 들고 있기 어렵다. 하루 빨리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 톤(t)급 초대형원유운반선이 진수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문제는 어떻게 매각하냐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통매각'이지만 이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일단 회사 적자 규모가 큰 탓에 매수 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대우조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 했다. 2분기 손실 규모(955억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하청업체 노조 파업에 따른 조업 손실로 적자 폭이 커진 탓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진 않다. 하청 노조 파업에 따른 선박 인도 지연 가능성이 남아 있고, 최근 호주 인펙스와의 소송 리스크도 존재한다. 연말까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을 한 차례 시도했지만, 그마저도 유럽연합(EU)이 제동을 걸면서 무산됐다. 양사 인수합병이 시장 독과점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합치면 전 세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결국 대우조선을 매각하려면 각 사업부를 쪼개 팔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새로운 카드는 아니다. 산업은행은 2016년 대우조선을 크게 상선과 특수선으로 나눠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방산업에 속한 특수선은 국내 기업이 인수하고, 상선 부문만 중국·일본 등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안 등이 다양하게 검토됐다. 그러나 노조 반발이 극심했고, 조선소 구조상 공정 분리도 쉽지 않은 탓에 '유야무야' 넘어갔다. 상선과 특수선은 현재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기초 작업공간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를 분리하는 데 막대한 출혈이 예상되는 만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최근 하청 노조 파업 사태를 계기로 분리매각론이 재점화했지만 묘수가 없긴 매한가지다. 6년째 논의는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분리매각을 위해 특수선·상선 기초공정을 분리하면 공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여전한 가운데, 노조는 벌써부터 분리매각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해외 매각에 대한 거부감이 극심하다. 정상헌 대우조선지회장은 전날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 "분리매각은 곧 해외 매각인데, 해외 매각 시 LNG 기술이 유출돼 조선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은행 내부선 특수선 부문을 한화그룹 또는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고, 상선 부문을 포스코에 매각하는 절충안도 거론된다.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업계가 의뢰한 외부 컨설팅 결과도 엇갈린다. 산업은행이 의뢰한 BCG는 분리매각을 권하는데, 다른 외부 컨설팅에선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받았다"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산업은행이 의뢰한 경영 컨설팅 최종 보고서가 나와야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무위 소속 의원은 "9월 토론회를 열어 구체적 매각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