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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북, "코로나 신규·치료 환자 없다"…김정은 종식선언 할까

기사입력 : 2022년08월04일 17:47

최종수정 : 2022년08월04일 17:47

넉 달 전 첫 발병 땐 비상방역 체계 주도
관영매체는 재확산 우려해 신중한 입장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신규 환자 발생은 물론 치료받고 있는 환자도 없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말 시작된 북한 코로나 사태가 일단 종식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국가비상방역위원회 집계를 인용해 "2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새로 장악된 유열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코로나 사태로 산업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북한 당국은 경제선동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07.18 yjlee@newspim.com

북한이 발열환자를 의미하는 유열자 숫자를 '0명'으로 밝힌 건 지난달 29일 이후 이날까지 엿새째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체계 등이 미흡한 북한은 확진자 대신 유열자란 용어를 쓴다.

북한은 또 치료받던 환자5명이 완쾌됐다고 밝혔는데, 이로써 코로나 증세로 치료 중인 주민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중앙통신은 "지난 4월 말부터 8월3일 18시 현재까지 발생한 전국적인 유열자 총수는 477만2813명이며 99.9998%에 해당한 477만2739명이 완쾌됐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74명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적절한 시점에 노동당 정치국 회의 등을 주재하거나 공개연설을 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취지의 선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이설주가 지난 6월 중순 황해남도 지역에 발생한 급성 전염병 환자들에게 전달한 의약품을 상자에 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2022.07.01 yjlee@newspim.com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직접 회의를 주재해 비상방역 체계를 가동하고 평양 시내 약국까지 방문해 사태수습을 챙긴 만큼 김정은의 리더십 과시에 이를 활용할 것이란 측면에서다. 김정은과 리설주 부부는 지난 6월 15일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 해주에 직접 마련한 약품상자를 보내기도 했고 북한 매체를 이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연설에서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없다"면서 "한 명의 악성 바이러스 피해자도 없이 모두가 건강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규모 군중행사를 잇달아 진행했는데, 특히 지난 4월 말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행사는 코로나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김정은 책임론이 외부세계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노동신문은 4일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형들로 인한 감염률이 의연 증가세를 보이고 원숭이천연두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들이 전파·확산되고 있는데 대처하여 우리 경내에로의 유입을 철저히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들이 적시적으로, 연속적으로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코로나 방역에 투입된 북한 군의관이 평양의 한 약국 앞에 붙은 의약품 설명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2022.07.20 yjlee@newspim.com

코로나19뿐 아니라 원숭이천연두 등 다른 감염병의 유입 우려 때문에 당장 방역의 끈을 느슨히 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코로나 종식선언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향후 정책을 예측 않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는 북한이 통계상으로 코로나 신규 환자와 치료 중인 주민이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상황이 다룰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제 보건기구와 방역 전문가들은 북한의 코로나 관련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축소·은폐 나 조작 의혹을 제기한다. 북한 인구 2500만 명 가운데 477만 여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사망자는 74명에 불과해 치명률이 국제기준보다 훨씬 낮은 0.02%에 불과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또 탈북 인사와 대북전문 매체들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지방 지역의 코로나 의심환자들을 제대로 치료 않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가 코로나19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2022.07.01 yjlee@newspim.com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코로나와 관련해 방역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치를 그동안 공개해 왔다.

지난 5월 12일 처음으로 북한 지역에 코로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한때 하루 환자 39만 명을 넘는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였지만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는 게 북한 비상방역사령부의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재확산이나 재감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코로나가 일단 완전 종식됐다는 게 된다. 하지만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이나 제대로 된 백신 접종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어 북한의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여전하다.

신규 및 치료 환자가 없다고는 하지만 북한에 일단 코로나가 유입된 만큼 재확산이나 변이종확산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코로나 관련 대북지원을 거부하면서 '주체적' 해법만 고집하는 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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