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8일 정책회의서 여군 승조 결정
2024년부터 3000톤급 중형잠수함 근무
여군 인력 증가‧다양한 역할 수용 차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여군도 2024년부터 잠수함을 탄다. 우리 군의 또 하나의 금녀(禁女)의 벽이 무너졌다.
해군은 29일 "해군본부에서 28일 정책회의를 열고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3년에 처음 선발하는 잠수함 근무 여군들은 기본 교육과정을 마친 이후 2024년부터 3000톤급 중형잠수함에서 근무한다.
3000t급 중형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사진=해군] |
세계에서 14번째로 여군이 잠수함을 타는 나라가 됐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에서 처음 시작했다.
현재는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호주, 스페인, 독일, 캐나다, 미국, 영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13개 나라에서 여군이 잠수함을 탄다.
우리 해군의 잠수함 여군 승조는 여군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여군의 역할이 증대되고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차원이다.
특히 해군은 여군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된 3000t급 중형잠수함(도산 안찬호함)을 운영하게 됨에 따라 결정됐다.
해군은 "이번 잠수함의 여군 승조 결정으로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해군은 "능력과 자질을 갖춘 여군에게 동등한 기회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은 이번 여군 잠수함 승조를 결정하기 위해 함정별 여군 승조 가능 인원과 인력, 경력 관리 분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3000t급 중형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사진=해군] |
처음 검토를 시작했던 2014년 당시에는 잠수함이 작아 근무 여건 자체가 여군 승조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300t급 중형잠수함에는 여군 숙소와 화장실 등을 따로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반영해 근무할 수 있게 됐다.
1993년 해군 첫 잠수함 장보고함(1200t급) 취역 후 31년 만에 여군이 잠수함 근무를 하게 됐다.
해군은 올해 5월 여군 장교와 부사관 50여 명을 대상으로 잠수함 견학‧승조 체험을 했다.
모두 3차례에 걸쳐 중형잠수함 근무 현장을 찾아 직접 잠수함에 올라 잠항(潛航)을 포함한 항해체험을 했다.
잠수함 승조체험 여군 참가자들은 "여군의 입장에서 근무환경이 충분하다고 느꼈다"면서 "승조하게 된다면 첫 여군 승조원으로서 자부심이 매우 클 것 같다"고 반겼다.
다만 여군 체험자들은 "수상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생활공간 때문에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체험 소감을 포함해 성별‧계급별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향후 잠수함 승조 여군이 늘어남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이라고 해군이 밝혔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