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서 원고 청구 모두 '기각'
1·2심 "손해배상 책임 인정...1인당 100만원씩 지급 명령"
대법 "해산명령·통행차단 조치가 위법하다 단정하기 어려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부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막아선 경찰관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19일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등 단체 관계자 12명이 당시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 이원준 경비과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jeongwon1026@newspim.com |
재판부는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 결정했다.
전명선 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지난 2015년 6월 30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세월호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는 10만 서명용지'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하기 위해 행진했다.
그러자 당시 경찰은 이들이 미신고 집회 및 행진을 했다며 해산을 명령하고 서명부 전달을 막아섰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 측은 통행권과 행동의 자유를 제한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경찰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원고들에게 1인당 100만원의 위자료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공무원의 중과실, 헌법상 청원권의 보호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서울중앙지법에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피고들이 이 사건 기자회견이 종료되기 직전까지 현실적으로 방해한 바가 없고 행진에 대해서도 통행차단 조치를 유지하되 대표자 몇 명을 선정하면 서명부를 전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점, 원고들이 집시법을 위반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산 명령 및 통행차단 조치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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