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4% 돌파, 자본 조달 비용 급증
CP 등 자금 조달 다각화…하반기 수익성 악화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10년만에 4%를 넘어서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에 '빨간 불'이 들어온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빅스텝'으로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연초부터 기업어음(CP)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왔고, 카드론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업권 특성상 이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서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여신전문금융채 3년물(AA+·민평기준) 금리는 4.246%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2.372%) 대비 1.87%포인트(p), 1년 전(1.765%) 대비 2.48%p 오른 값이다. 지난달 17일에는 4.517%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한 뒤 4%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여 만이다. 카드사들은 은행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기 때문에 여전채 금리 인상은 부담스럽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2.07.14 chesed71@newspim.com |
이에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CP 발행 등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왔다. CP는 기업의 단기 신용등급이 반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발행절차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월별 CP 발행 규모는 1월 9000억원에서 2월 1조3800억원, 3월 2조7350억원, 4월 2조9850억원, 5월 2조5350억원으로 연초 이후 3배 넘게 증가했다. 1분기 카드사들의 만기 1년 이내 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늘었다.
CP 외에 다른 조달 방식을 택한 카드사도 있다. 현대카드는 전날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1300억원 규모의 공모 선순위채를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선순위채는 발행 기관이 파산했을 경우 다른 부채에 비해 변제의 우선순위가 선순위가 되는 채권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는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불확실성으로 여전채 발행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업권 전반적으로 장기 CP 발행이 증가하는 등 장기물 조달처가 다각화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업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여전채 시장 내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이들의 자금 조달 구조가 과거보다 단기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조달구조가 단기화되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관점에서 영업자산의 만기가 불일치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카드론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업권 특성상 이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영호 연구원은 "카드사의 경우 시장 내 경쟁강도가 높고 여신 포트폴리오가 중소기업 및 저신용 차주에 집중돼 있어 조달비용 증가분을 여신금리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동 연구원은 "여신금리 인상 시 한계 차주 여신에 대한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은 이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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