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자주 국방과 강군 육성은 말로만 되지 않는다

기사입력 : 2022년07월13일 08:03

최종수정 : 2023년12월12일 04:40

보수‧진보정권을 막론하고 '군 흔들기'
부족함 있어도 '군인 명예는 지켜줘야'
그래야 목숨 내던지고 싸울 힘 생겨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3성 장군 이상 지휘관이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실 행정관이 합참의장을 조사하거나 참모총장을 불러내는 이런 일은 우리 정부에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3성 이상 대한민국 군 지휘관들과 국방부 주요 직위자·산하 기관장들이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고 한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육‧해‧공군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를 직접 찾아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했으니 우리 군 지휘관들이 격하게 감동하고 "충성"을 다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군 지휘권과 지휘 여건을 보장해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삼(YS) 대통령이 1990년대 초 문민통치시대를 연 지 30년 가까이 지난 2022년이 돼서도 군 통치권자가 '군 지휘권 보장' '지휘 여건 보장'을 입에 올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군 통수권자 "군 지휘권·지휘 여건 보장" 약속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의 그림자가 짙게 드러워진 우리 군은 30년 가까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피해의식 속에 갇혀 반성과 사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군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트라우마로 인해 국민은 물론 역대 정권, 여의도 정치권까지 좀처럼 우리 군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YS 문민정부와 노무현 참여정부 때는 군의 문민화와 민주화를 위해 군을 개혁 대상으로 삼아 '통제'하고 '폄훼'하는 아이러니한 결과도 초래했다. 뿌리 깊은 군사정권의 잔재와 문화를 걷어내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인해 오히려 '문민통치'라는 군의 통제 기제를 강화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김대중 'DJP 연합정부'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지역 차별을 받았던 호남‧충청 출신 군 인사에 대한 '배려 시비'로 군이 또다시 속앓이를 해야 했다. 보수 '안보 정권'을 자임했던 이명박(MB)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영남 편중 군 인사와 특정 인사들의 군 인사 개입 논란으로 또 한 번 군이 홍역을 치러야 했다.

'국가 안보'(安保)를 보수의 전유물로 여겼던 보수 역대 정권과 정치권은 '정권 안보'(安保)를 위해 군을 정치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천안함 사건이 없었다면 우리가 선거에서 더 참패했을 것"이라는 천안함 사건 당시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의 '솔직한 고백'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안보 어젠다'의 민낯을 적나라게 보여준다.

보수와 진보 정권이 교대로 집권을 하면서 우리 군은 '정권 안보'를 위한 강력한 활용기제였고, '개혁 대상'이며 '통제 대상'으로 전락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주국방'(自主國防)과 '강군육성'(强軍育成)을 내걸었지만 '정권 안보'와 '정권 안위'를 위한 빈구호에 불과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 군의 체질은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있다. [사진=대통령실]

◆"군은 중심 잃지 않고 사실만 얘기해야 한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전임 문재인정부 당시 남북 관련 군사‧안보 이슈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2019년 8월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을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4시간 넘게 조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내려오는 북한 목선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나포하지 말고 돌려보내라고 했지만 당시 박한기 함참의장은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 예인해 조사 후 북한으로 송환하게 됐다. 청와대 방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박 의장이 민정비서관실로 직접 가서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이대준씨 피격 사건은 그야말로 신‧구정권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당시 군은 '월북 추정' 판단을 했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후 '월북을 추정할 증거가 없다'는 것으로 사실상 해경과 국방부의 당시 판단 자체가 뒤집어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이미 정치 쟁점화가 돼 여야 정치권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적에게 절대로 노출돼선 안 되는 극비(極祕) 특수정보(SI)의 존재 자체와 담당부대, 분석, 취급, 배포망, 배포선까지 SI 생성과정이 낱낱이 노출되고 있다. 이럴 때마다 북한이 주파수망을 수시로 바꾸기 때문에 몇 개월 간의 정보공백은 우리 군에게는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예비역 장성들은 최근 우리 군과 북한 관련 보도와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그게 정말로 사실(Fact)이냐"고 기자에게 되묻는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정말로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과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 예비역 대장은 "참담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예비역 장성들은 우리 군과 현 정부, 정치권에 애정어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우리 군이 중심을 잃지 말고 절대로 사실(팩트) 왜곡만은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사실 관계가 선결돼야 한다"고 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어떤 정권, 어떤 정치 세력이든 간에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판단하며 평가했다.

◆"국방부장관은 '정치적 바람막이' 돼줘야 한다"

국방부 장관은 군인 출신이지만 이미 군인이 아니다. 정무직 관료다. 엄격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군인과는 다르다. 첨예하게 얽혀 있는 사안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다만 군정권(軍政權)을 가진 국방부 수장으로서 우리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정치적 울타리'가 돼줘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와 당위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합참의장은 군령권(軍令權)을 가진 군 서열 1위 군인이다. '정무적 판단'까지 해야 하는 국방부 장관과는 다르다. 대한민국 50만 대군을 대변해 당당하게 군인의 목소리를 내야하고 낼 수 있어야 한다. 국방부 장관 의견과 현장을 지휘해야 하는 합참의장의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군의 문민통치라고 할 수 있다.

국방부 장관에게 '군인의 길'을 요구하고, 합참의장에게 '정무적 판단'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지 깊이 성찰해봐야 한다. 군인은 군인의 길을 가야하고 정치인은 정치인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국가 안보가 결코 정치가 될 수 없다. 정치가 국가 안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국방부가 정권에 따라 정무적 판단을 하고 정치적 발언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군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결코 흔들림 없이 사실 관계만 명확히 하면 된다.

42년 5개월 동안 군복을 입고 살았다는 원인철 전 합참의장. 지난 7월 5일 군복을 벗으면서 "단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손자 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이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손자 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군인이 될 수 있도록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국민이 단단히 지켜줘야 한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김승겸 새 합참의장이 지난 7월 5일 합참의장 이취임식과 원인철 대장 전역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바람이 거세도 군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스무살 군인 청년은 이제 예순 두 살이 돼 군복을 벗었다. "안보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 우리 군도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군이 부족함이 있어도 국민이 사랑하고 격려하며 사기진작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성원해줬으면 한다"고 현역 군인으로서는 마지막 당부를 했다.  

김승겸 새 합참의장은 11일 최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참이 어수선한 상황에 대해 "우리 군은 기본적으로 부여된 본연의 임무 완수를 위해 적만 바라보며 충실하게 노력하고 있으며 노력할 것이다. 합참의장 뿐만 아니라 우리 전우들도 함께 그렇게 할 것"이라며 흔들림 없는 '군 본연의 임무 완수'를 거듭 다짐했다.

우리 군을 수도 없이 밖에서 흔들어 댔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꺾이고 잎사귀가 찢어지고 생채기가 났지만 뿌리는 든든하고 굳건해 보인다. 군인은 국가가 나가 싸우라면 목숨을 내놓고 나가 싸워야 한다. 우리 군이 나가 싸울 수 있도록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지켜줘야 한다. 국방부 장관도 '정치적 바람막이'가 돼 줘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사기를 북돋아줘야 한다.

우리 국민도 우리 군이 비록 부족함 점이 있어도 더 잘 싸울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줘야 한다. 전쟁이 나면 나가 싸워야 할 군인들을 무시하고 흔들어대면 그게 국익과 국가 안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도, 강력한 대북 군사대비태세도 군인의 명예를 지켜주고 존중하며 사기진작을 해줬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자주국방과 강군육성은 결코 말로만 되지 않는다. 

kjw86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주니어, 내주 방한…정용진 초청 [서울=뉴스핌] 남라다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다음주 한국을 방문한다. 이는 사이가 각별하다고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주 중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방한 후 정용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을 만나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찾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가운데)이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씨(오른쪽)를 소개 후 반갑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신세계그룹]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은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수출기업과 유관 단체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정 회장이 지난주 미국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방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며 "일정하고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 2025-04-23 16:49
사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사건 전합 회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대법원이 22일 곧바로 심리에 들어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첫 합의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 하고 있다. 2025.04.22 leemario@newspim.com 앞서 대법원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 사건 2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박영재 대법관을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전 대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첫 합의기일도 열리게 됐다. 전합은 종전의 판례를 바꾸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중요 사건을 다룬다.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고,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는 대법관을 제외한 나머지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단 이번 사건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태악 대법관이 회피신청을 했다. 이에 이 사건은 조 대법원장과 나머지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심리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전합에 회부되면서, 이 전 대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전합 판단을 받게 됐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6월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하고,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적이 없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20년 7월 전합은 이 전 대표 사건을 7(파기환송)대 5(상고기각)로 무죄 취지 파기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 그대로 확정됐다. 대법원이 본격적인 심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전 대표 사건 선고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6·3·3원칙(1심 6개월, 2·3심 3개월)'을 준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오는 6월 26일까지 선고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달 3일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고 이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만큼, 이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대표는 1심은 이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부분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부분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해당 발언들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상고를 제기했다. hyun9@newspim.com 2025-04-22 15:2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