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값 폭락 방관 등 농어업 홀대
CPTPP 가입 시엔 농어민 피해 입어
"식량자급률 낮아져 식량위기 겪을 것"
[서울=뉴스핌] 최아영 기자 = 윤석열 정부가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농어민들이 생존권 보호와 식량주권 사수를 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CPTPP에 가입하게 되면 농수축산물 관세가 사실상 철폐돼 농어민들이 치명적 피해를 입고 식량자급률도 낮아져 식량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CPTPP 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트윈시티 앞에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농어민 및 관련 단체 노조 조합원 등 약 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하세가와 토시로 일본 전국농민운동연합회장 등 해외 인사들이 영상을 통해 연대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농민의 길 등 농·어업 단체원들이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저지 7.12 범국민 대회를 하고 있다. 2022.07.12 hwang@newspim.com |
앞서 본부는 지난 5월 12일 농·어업 등 생산자 단체, 급식·먹거리 등 소비자 단체, 각계 시민사회 진영 등 100여개 단체가 모여 출범했다. 지난 5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것을 선언했다.
본부에 따르면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5%,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로 OECD 최하위다. 식량수입량 또한 연간1600만톤 이상으로 세계 5대 식량수입국 중 하나다. 이들은 "FTA 등 수십년 동안 자행된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의 결과"라며 CPTPP 가입의사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시대로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농산물가격은 물가폭등의 주범이라는 이유로 제자리걸음"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세계 곡물가격이 50% 이상 상승하는 등 식량위기인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농어민을 버리고 국민 먹거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기름값·비료값 등이 폭등하며 농업 생산비는 치솟는데 반해 쌀값은 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한 것을 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농산물 중 정부 의지로 가격을 보장할 수 있는 건 쌀값 뿐"이라며 "쌀값마저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서 농업은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가 농어업을 홀대한다고 규탄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은 "윤 대통령의 첫 농정 행보는 '비료 지원예산 삭감'이었다"며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보고서에도 농업부문 대책은 빠졌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CPTPP 의장국인 일본이 가입국에 후쿠시마산 농수축산물 수입을 요구하고 있다"며 "CPTPP 가입은 식량주권을 전면 포기하고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부는 규탄발언을 마친 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이로 인해 서울역에서 삼각지역까지 6개 차로 중 2개 차로가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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