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도 불법촬영 보호받아야 할 존재"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경찰이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고 촬영물을 단체 채팅방에 공유한 사건과 관련해 한 시민단체가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은 이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성매매 여성 알몸 촬영과 위법한 채증 및 수사 관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월 경찰이 성매매 단속을 하던 중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성매매 현장을 적발한 경찰 3명은 성매수 남성과 알몸 상태로 담배를 피우고 있던 A씨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불법촬영했다.
A씨는 자신의 사진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당시 경찰은 성매매 증거 자료라며 거부했다. 이후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출석한 A씨는 자신의 알몸 사진이 합동 단속팀 단체 채팅방에 공유된 사실을 알게 됐다. 대화방에는 서울경찰청 풍속수사팀과 송파서, 방배서 등 일선 경찰서 경찰관 10여명이 있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알몸 촬영은 자백 강요나 수사 편의를 위한 것으로써 적법절차를 위반한 강제수사일 뿐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인격권과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뉴스핌DB] 2022.03.17 ace@newspim.com |
이어 "경찰이 촬영물을 단톡방에서 공유해 성매매 여성은 모멸감에 더해 촬영물 유포에 대한 불안, 공포 등으로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며 "성매매 여성이라고 해서 신체를 강제로 촬영당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수사기관에서 성매매 여성의 알몸 촬영을 반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하고, 사법통제를 피해서 영장 없이 집행해왔기 때문"이라며 "성매매 여성 알몸 촬영은 위헌적인 공권력행사이자 성폭력특별법 제14조 제1항에 따른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성매매 여성 신체 불법 촬영 중단, 성매매 단속·수사 시 성매매 여성 인권 보호 대책 마련, 수사기관에 보관 중인 성매매 여성 나체 촬영물 및 복제물 영구 삭제·폐기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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