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는 탈원전 아닌 감(減)원전...재생 비중 높여"
"비중 30%? 수명 다한 원전 재가동은 안전 위험"
"주52시간제 완화,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원전 중심 에너지 기본계획과 관련해 "원자력은 한 번 사고가 나면 재앙이기 때문에 안전을 중시한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오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안전이고 뭐고 수명이 다한 발전소를 다시 돌리겠다는 것 같아 몹시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7.05 kimkim@newspim.com |
정부는 같은 날 오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2030년 원전 비중을 30%로 확대하는 내용의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따라서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로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으며 운영 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를 계속 가동해 원전 비중을 상향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발전소가 다 (인구 밀집 지역의) 300km 이내에 위치해 있다"며 "최소한 800만명, 많이 잡으면 1000만명이 사는데 딱 한 번 지진으로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동네는 100년은 쓸모없는 지역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한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여당과 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했다고 공격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탈원전이 아닌 '감원전'을 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은 감원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한국전력의 적자 폭이 커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한전의 적자는 고유가 때문이었다"며 "2020년엔 저유가로 인해 한전이 4조원의 이익을 봤다. 유가에 따라 한전이 적자를 내기도, 흑자를 내기도 한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인 원전 수출 전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최근 정부는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원전 수출 시장은 블루오션이 아닌 완전한 레드오션"이라며 "정책위의장을 할 때 살펴봤는데 원전을 제일 많이 짓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인데 두 나라는 자체 기술로 다 짓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경우 조건이 워낙 좋지 않아서 한전이 쉽게 들어갈 수 없다"며 "체코는 당시에도 검토 중이었는데 지금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원전 건설보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몇 배 더 큰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술 개발만 잘하면 생산 단가로 놓고 보더라도 신재생에너지가 원자력보다 단가가 싸진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율을 높이는 기술의 진보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전기 저장 시설 같은 경우에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원전 수출은 세계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7.05 kimkim@newspim.com |
김 의원은 주 52시간제 완화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기조에 대해서도 "시대를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월 단위로 바꿔 산술적으로 한 주에 92시간까지 노동 시간을 늘릴 수 있는 '노동시장 개혁추진방안'을 발표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주 52시간제는 경직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현 정부의 노동 시간 유연화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김 의원은 "아직도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노동 강도가 제일 강하고 긴 나라 중 하나"라며 "노사정이 겨우 합의해서 연간 1800시간 정도로 간다는 것을 역행해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28시간으로 1500시간대인 OECD 국가 평균보다 400시간 이상 높았다.
김 의원은 최근 추 부총리가 기업 등을 상대로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을 두고도 질타를 쏟아냈다.
그는 "지금의 경제 위기는 상당 부분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것인데 마치 직장인들의 고임금 때문에 물가 상승이 발생한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킨다"며 "임금을 동결해 소비 여력을 확 줄여 내수 시장이 안 좋아지면 경제에 활력이 생기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추 부총리의 발언이 최저임금 산정 직전에 나온 것"이라며 "한 편으론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올해보다 5% 올라 9620원으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임금이 소망한 만큼 오르지 않은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의 가처분 소득에 영향이 없도록 생계비 지원 등의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금 인상이 부담스러운 자영업자나 영세 사업자들에 대해선 오르는 임금을 어떻게 보전해 줄지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