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최고가 3월 대비 40% 하락...하향 안정화 '기대'
LFP, 탄산리튬값 인상 등 가격차 좁혀...가격경쟁력↓
"일희일비 안해...초격차기술·밸류체인 확보 집중"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이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삼원계 배터리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탄산리튬 등 소재 가격이 오르면서 둘간의 가격차가 좁혀졌다.
NCM 배터리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는 소재 가격은 앞으로도 등락을 거듭할 수 있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초격차 기술 개발, 광물 확보부터 소재, 배터리 생산 등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경쟁력 향상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 니켈값, 3월 t당 4만 2995달러 → 현재 2만 5424달러로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16일 기준 기준 톤(t)당 2만 5425달러로 지난 3월 사상 최고가였던 4만 2995달러 대비 약 40% 떨어졌다.
니켈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니켈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한다. 국내 업체들은 니켈 함량을 80~90% 이상으로 늘린 '하이니켈' 양극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연초부터 니켈 가격이 전기차 급성장에 따른 수요 폭증,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빨간불이 켜졌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향후 5년 간 배터리 소재 수요 증가로 가격이 우상향 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며 NCM 배터리의 미래 경쟁력을 어둡게 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이 NCM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짧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LFP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히며 위기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만에 니켈 등 핵심 광물 가격이 하향세로 접어들며 분위기 반전이 일어났다. 정종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메탈가격 상승을 부추겼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도심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니켈 선물 매도 실패에 따른 마진콜 등으로 인한 가격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가격 하락이 시작된 지난달 "니켈·코발트·리튬 등 3대 핵심 배터리 금속 가격이 향후 2년 동안 하락할 것"이라며 "관련 금속의 강세가 현재로서는 일단락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 "테슬라, 차세대 배터리 공급사는 LG엔솔 택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과 차별화를 위해 초격차 기술 확보와 광물부터 소재, 배터리셀 생산,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나 폭스바겐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건 중저가, 보급형 전기차용"이라며 "최근 테슬라가 차세대 4680 배터리 공급사로 CATL이 아닌 LG에너지솔루션을 택한 것도 결국은 기술력이 좌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테슬라 4680 배터리 [사진=현대차증권] 2020.10.28 yunyun@newspim.com |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에서 테슬라에 니켈 함량 90%의 NCMA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일반 건전지와 같은 모양인데, 지름 46㎜·길이 80㎜인 중대형 배터리로 2170보다 에너지밀도가 5배, 출력이 6배 각각 높다고 알려졌다.
그는 이어 "LFP배터리 사용이 늘면서, 탄산리튬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LFP 배터리의 생산원가도 높아져 NCM 배터리와의 가격차도 많이 좁혀졌다"면서 "처음부터 두 배터리는 경쟁 대상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LFP 배터리는 탄산리튬을 사용하고 NCM 배터리는 수산화리튬을 주로 쓴다. 하지만 LFP 배터리 사용이 증가하면서 탄산리튬 가격도 최근 큰폭으로 올랐다. 일각에서는 LFP 배터리 사용량 증가로 NCM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사용이 줄면서 NCM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 가격 안정화를 부추긴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직접 광물 투자 등 밸류체인 구축에 따른 효과도 기대된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광물 가격 하향 전망에 대한 이유로 배터리 소재에 투자가 몰리면서 니켈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광물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SK온은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리튬과 니켈 등 원소재 부문에 공동 투자키로 했다.
배터리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판매 가격에 원자재 인상분을 연동하도록 계약을 해 원가 부담을 해소하긴 했다"면서도 "최근 니켈 등 광물 가격이 하향 안정이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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