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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일반

"돈 떼일라"...중국인 '집 안 산다'

기사입력 : 2022년06월14일 13:46

최종수정 : 2022년06월15일 10:49

30개 중대형 도시 분양주택 거래면적, '반토막'
경기 성장세 둔화 걱정에 부동산 투자 매력도 하락
안정 투자 선호, 저축 증가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인들의 부동산 구매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다. 경제 고속 성장 시대 수익성 좋은 투자처로 부동산에 눈을 돌리며 집값 상승을 부추겼었지만 최근 경기 하강 우려가 가시화하면서 부동산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불거진 헝다 사태를 지켜보면서 '돈을 떼일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사진=바이두(百度)]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1조 8900억 위안(약 359조 9127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3920억 위안 증가한 것이자 4월의 신규 대출액(6454억 위안) 대비로는 20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당초 시장 예상치인 1조 2230억 위안 역시 큰 폭으로 상회했다. 경기 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각 은행들에 대출을 늘리도록 주문한 결과다.

5월 신규 대출이 4월 대비 대폭 증가했지만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회복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비중이 더 컸고 중장기대출보다 단기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 근거로 꼽힌다.

실제로 5월 신규 위안화 대출 중 기업대출이 1조 5300억 위안으로 전체의 81% 이상을 차지했고, 가계대출은 2888억 위안으로 15%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부동산 구매 자금으로 쓰이는 중장기대출이 1047억 위안(36.2%)으로 소비 목적의 단기대출 1840억 위안(63.8%)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 민성(民生)은행의 원빈(溫彬)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소비대출(단기대출)은 살아났지만 부동산 구매 수요는 여전히 미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다(光大)은행의 저우마오화(周茂華) 금융시장부 거시 연구원 역시 "5월 대출 구조를 봤을 때 가계 및 기업 대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신규 대출 수요는 대부분 기업에서 온 것"이라며 "가계 융자 수요가 여전히 미미한 것은 부동산대출 수요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토막'난 신규주택 거래량 역시 위축된 부동산 구매 심리를 나타낸다. 중국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인 커얼루이(克而瑞)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개 중대형 도시의 신규 분양주택 거래면적은 1318만㎡로 집계됐다. 4월 대비로는 4% 늘어난 것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59%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거래량이 감소하니 부동산 업체들의 실적도 악화했다.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의 5월 판매액은 4546억 7000만 위안으로 이 역시 전월 대비로는 5.6% 증가한 반면 전년 동기 대비로는 59.4%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을 뒷받침함으로써 '5.5% 내외'로 설정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정부에서부터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인상, 구매제한조건 완화 등 각종 우대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기조에 따른 것이다.

중위안부동산(中原地產)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150개 도시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5월 한달에만 100여 개 도시들이 110여 가지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정부의 '친(親) 부동산' 행보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등 여파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경기 성장세가 둔화돼 고용이 불안해지면 소득에 타격을 입게 되고, 소득 감소에 따른 비용 부담 걱정에 거래가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결국 가계 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커(貝殼)연구원 쉬샤오러(許小樂)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수 도시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면서 주민 소득이 줄어들었다"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동산 같은 위험 자산 선호도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광둥(廣東)성 부동산정책연구센터 리위자(李宇嘉) 수석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주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 만연한 채무 위기도 문제다. 부동산 과열을 걱정한 중국 당국은 2020년 이후 부동산 시장 규제 고삐를 바짝 죄어왔다. '레드라인 3개 조항'을 발표함으로써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부채를 통제하고자 했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기업 융자 총량도 규제했다.

그 결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중 하나인 헝다가 무너졌다. 부동산 업계의 도미노 디폴트 위기 조짐이 확산하면서 부동산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걱정한 소비자들이 분양주택 구매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궈진(國金)증권 두민하오(杜旻昊) 부동산 전문 애널리스트는 "2014~2016년의 규제 완화 시기 상황을 봤을 때 정부 정책 시행 후 시장 판매가 늘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며 "8월부터 전국 분양주택 판매액의 동기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이 휘청거리자 중국인들은 또 다시 저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5월 위안화 예금 증가액은 3조 4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0억 위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의 지난 1~5월 저축 증가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6% 늘어난 7조 8600억 위안으로 기록됐다.

지난 1분기 도시 주민을 대상으로 소비와 저축, 투자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는 '저축'을 선택한 응답자 비중이 54.7%로 소비(23.7%), 투자(21.6%) 응답 비중을 크게 웃돌았다.

중신(中信)증권 밍밍(明明)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민 저축 급증은 소비 부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지출을 줄이고 남은 소득을 저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민 소득이 감소하고 실업률이 높아진 것이 '예방성' 저축 수요를 키웠다"며 "상반기 주식시장 등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일부 재테크 상품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 자금의 금융상품 이탈 및 일반 예금으로의 유입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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