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335만명 20조3591억 지급 완료
기존 하루 5회 이체에서 6회로 확대 적용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에 '숨통'
13일부터 공동대표·중기업 23만곳 지급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대여점을 운영하는 유선화(가명)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께 손실보전금 신청이 가능하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손실보전금 누리집을 통해 곧바로 신청을 한 지 3시간여가 지나자 유 대표의 통장에는 700만원의 현금이 입금됐다. 임대료·한복대금·인건비 부담에 밤잠을 설쳤던 유 대표는 그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 대표는 "700만원을 받자마자 직원부터 채용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관광 수요가 풀렸으나 갑자기 몰려드는 고객에 대비할 수 있는 자금을 받을 수 있어 당장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 정부들어 첫 추가경정예산으로 마련된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이 현장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관광수요는 늘고 있으나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에게는 '가뭄 속 단비'로 평가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 중부센터에서 한 소상공인이 손실보전금 신청안내를 받고 있다. 소진공은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전국 70개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온라인 신청 및 접수 관련 안내를 병행하고 있다. [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06.1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는 새정부의 1호 국정과제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20년 이래 지급된 7차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총액의 73%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원을 371만개 사업체에 지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진공은 지난 2년간의 재난지원금 지급과정에서의 노하우를 반영해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시스템 구축 시 동시 최대 180만명이 신청‧접수 처리가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카카오, 네이버, PASS 등 간편인증을 신규 도입해 처리 속도 개선에 집중하는 등 안정적인 접속 시스템을 구현했다.
기존 하루 5회 이체 방식에서 하루 6회 이체 방식으로 개선해 지급 처리 능력도 향상됐다. 접속불량 및 부하량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신속한 현장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휴일에도 비상 근무체제를 돌입한 상태다.
지난 8일 기준 335만2000개사에 모두 20조3591억원의 손실보전금 지급이 완료됐다. 13일부터는 공동 대표 운영 등 별도로 서류 확인이 필요한 사업체와 연매출 50억원 이하 중기업 등 23만개에 대한 확인지급이 진행된다.
새 정부들어 추경을 마련해 신속하게 손실보전금을 지원한 만큼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그동안의 고초를 일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서울=뉴스핌]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을 앞두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임직원들이 현황판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허영회 부이사장, 오른쪽에서 두번째 김경숙 상임이사.[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05.30 photo@newspim.com |
실제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관광산업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관광산업은 곧바로 소상공인의 경영 위축으로 이어졌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실데이터 기반 관광산업 동향 시범 분석에서도 소상공인의 피해가 고스란히 확인됐다.
코로나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관광산업은 타 산업보다 타격이 컸다. 전체산업 대비 관광산업(특수) 사업체의 총매출액은 2016년에서 2019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증가(11.3%→12.5%)했다. 이와 달리 2020년에는 11.5%로 감소했다. 2020년의 전년대비 총매출액은 8%나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산업의 감소율인 1.1%보다도 7.3배나 높은 수준이다.
관광산업(진흥) 사업체의 총매출액 역시 2016년에서 2019년까지는 전반적으로 증가(3.6%→3.8%)한 것과 달리 2020년에는 3.5%로 줄었다. 2020년의 전년대비 총매출액 감소율(7.0% 감소)은 같은 기간 전체산업의 감소율 보다 6.6배 높았다. 코로나19 여파로 3명 가운데 1명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소상공인이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급증한 수요에 소상공인들이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한 소상공인은 "갑자기 상황이 좋아져서 손님을 급증했는데, 이에 대해 종업원이 부족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또다시 악화될 수도 있어 종업원 구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오히려 악순환을 빚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손실보전금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라는 측면도 있다는 게 소진공의 설명이기도 하다. 실제 유선화 대표는 종업원부터 늘렸다. 그는 "손님은 늘어났는데, 이전처럼 혼자 매장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보니 손실보전금으로 매장도 재단장할 수 있었다"며 "이번 손실보전금이 새로운 일상을 위한 준비 자금으로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이번 손실보전금의 규모가 역대 수준인 만큼 많은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